DL케미칼은 미국 크레이튼(Kraton)을 차입매수(LBO) 방식으로 인수한다고 23일 밝혔다.
LBO란 기업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피인수 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금융기관들로부터 대출을 일으켜 100%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DL케미칼은 지난달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9억5000만 달러(약 1조1200억 원)를 확보한 데 이어 이달 20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8억5000만 달러 규모의 금융 약정을 맺었다.
이에 따라 DL케미칼은 인수 발표 두 달 반 만에 자체 현금을 포함해 3조 원의 인수자금을 모두 마련했다.
DL케미칼 관계자는 "LBO 금융에 국내 정책금융기관들을 통해 확보한 인수금융을 접목하는 방식을 택했다"며 "금융 비용과 크레이튼의 부채비율까지 함께 낮춰 양사의 재무건전성균형을 유지하는 선진 금융기법을 글로벌 M&A 시장에 최초로 선보였다"고 말했다.
DL케미칼은 내년 1분기부터 본격적인 글로벌 경영에 돌입하기 위해 인수 절차의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9일 크레이튼은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DL케미칼의 자사 인수를 승인했다. 남은 절차는 주요국 규제 당국의 기업결합 승인이다. 지난달 미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았고, 미국 외 주요국 승인 절차는 2월 말 끝날 전망이다.
김상우 DL케미칼 부회장은 "한국 기업 최초의 미국 상장사 LBO 성공이라는 쾌거를 출범 첫해에 이루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DL의 M&A 역량을 증명했다"며 "탄탄한 현금창출 능력과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석유화학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신성장 동력을 끊임없이 발굴해 나갈 것”이라 말했다. 또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적극적인 지원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휴스턴에 본사를 둔 크레이튼은 800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한 글로벌 석유화학기업이다.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 주요 시장에서 13개의 생산공장과 5개의 연구ㆍ개발(R&D_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폴리머 사업 주력 제품은 위생용 접착제와 의료용품 소재, 자동차 내장재 등에 사용되는 첨단 기술 소재인 스타이렌블록코폴리머(SBC)다. 소나무 펄프 생산 과정의 부산물을 정제해 만드는 바이오 케미칼 생산능력도 연 70만 톤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