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비롯한 타 국가들의 반도체 투자 경쟁에서 생존하려면 투자가 더 확대돼야 한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KSIA) 전무는 23일 서울 서초구 소재 자동차회관에서 한국산업연합포럼(KIAF) 주최로 열린 ‘제15회 산업발전포럼’에 참여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안기현 전무는 ‘반도체산업 동향 및 전망’을 주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반도체 시장 상황, 국내 반도체 산업 현황, K-반도체 중장기 비전 등에 대해 발표했다.
안 전무는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으로 반도체를 우선 공급받는 나라가 첨단 제조 산업 성장에 유리한 입장이 됐다”라며 “이에 많은 국가들이 반도체 제조 시설을 자국화하려는 움직임을 활발히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국내 반도체 산업 경쟁력에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과 자국 내 반도체 제조 시설 구축 등의 공급망 재편 움직임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중국, 미국, 일본, 유럽 등이 자국 내 반도체 제조 시설 구축을 위해 여러 법안을 통과시키고 있다. 최근 일본이 8조 원 규모의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 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 신규 공장을 유치하면서, 그 가운데 4조 원을 일본 정부가 부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안 전무는 “전 세계적 반도체 투자 전쟁 상황에 이때 우리도 투자하지 않으면 경쟁력이 밀릴 수밖에 없다”라며 “아울러 메모리반도체 외에 소재ㆍ장비ㆍ팹리스 등 시스템반도체에 있어서는 취약한 만큼 진정한 반도체 강국이 되려면 이 부분의 경쟁력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코로나19로 반도체 수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재택근무ㆍ게임 등 비대면 수요 증가와 온라인 트래픽 급증으로 인한 서버 등 데이터 센터 주도로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부터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안 전무는 “2018년도에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가장 좋았는데 이때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액은 1267억 달러에 달했다”라며 “지난해에는 반도체 수요가 오히려 늘었고 올해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대비 23% 증가한 1220억 달러가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해외 국가들의 반도체 산업 투자 경쟁에 각 나라의 정부 지원이 상당 부분 이뤄지고 있다. 지난 5월 우리나라도 K-반도체 벨트 전략을 발표하며 국내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해 나섰다. 전략은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K-반도체 벨트 조성을 포함해 △인프라 지원 확대 △반도체 성장 기반 강화 △반도체 위기대응력 제고 등을 포함한다.
안 전무는 “이 전략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국회와 정부가 많은 노력을 해주길 바란다”라며 “특히 반도체 제조 시설 구축을 위한 투자부지 확보, 소ㆍ부ㆍ장 특화단지 조성, 규제 합리화 등도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이어 “반도체 기업들은 10년간 약 510조 원 이상의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다만 이런 투자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부지ㆍ인력 확보, 규제 합리화 등이 필요한 만큼 정부가 이를 잘 고려해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