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활용 영역 대폭 확대...윤리 규범 제정돼
AR·VR 비약적 발전...관련 생태계 진화 주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지난 2년간 인류는 이제까지 겪어보지 못한 '부(不)자유'를 경험했다. 전 세계적으로 업무나 학습 등 일련의 활동에 있어서 이동이 제한됐지만, 그 사이 미래 기술 개발 속도는 더 빨라졌고 관련 생태계도 급변했다. 특히 올해는 하이테크 관련 분야의 변화가 두드러졌다.
그렇다면 올해 일어난 하이테크 분야 변화 중 향후 기업의 경영 활동과 시장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올해 주목받았던 하이테크 분야의 10가지 변화를 선정해 소개했다.
WSJ는 가장 먼저 새로운 유형의 소비자 등장을 꼽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령에 나선 국가들이 늘어나자 소비자들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생활의 모든 패턴을 바꿔야 했다. 업무는 물론 학습, 쇼핑, 휴식, 심지어 지인들과 모임이나 데이트도 온라인에서 해결해야 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고객의 취향은 급변했고,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분주히 대응해야 했다. WSJ는 결국 새로운 유형의 소비자 등장이 하이테크 변화의 발단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IT 부문에 대한 대대적인 재검토에 들어간 기업들이 늘어난 것도 올해 두드러진 변화였다. 기업들 사이에서 단순 IT 시스템 구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업종에 상관없이 '하이테크' 기업으로 발돋움하려는 분위기가 짙어진 것이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자율주행자동차 시대를 앞두고 구독경제에 주목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올해는 빅테크 기업의 자체 검열 시대의 종말을 시사한 해이기도 했다. 과거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가 자사 플랫폼 알고리즘에 대한 자체 검열을 해왔지만, 올해에는 회사 자체 검열만으로는 하이테크 기술에 대한 사회적 부작용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페이스북의 내부고발자 등장이다. WSJ는 디지털 세계와 현실 세계가 장기적으로 공존하기 위해서는 이용자의 안전과 회사의 책임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빅테크 기업들의 더 개방적이고 협조적인 자세가 중요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의 비약적인 발전도 올해 주목할만한 변화로 꼽힌다. 특히 AR 기술은 의류에서부터 신발,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품을 가상화하는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정도로 진화했다. VR도 마찬가지다. 이른바 '메타버스'라는 개념이 하이테크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페이스북은 아예 사명을 '메타'로 바꾸기까지 했다.
팬데믹으로 인한 전자상거래 급증과 공급망 혼란은 채팅봇의 '인간다움'을 개선했고, 공급망의 '인간 개입'을 최소화로 이어졌다. 전자상거래가 급성장하면서 고객 서비스 분야에서 채팅봇의 중요성도 커졌다. 하지만 대부분 챗봇의 '기계스러움' 때문에 고객 서비스 질 저하가 이어지자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챗봇의 기능 개선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어났다.
또한, 전 세계적인 공급망 혼란을 겪은 기업들은 물류 데이터 관리에서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AI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공급망 최적화와 비용 절감이란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AI가 활약하는 분야는 늘어나자 AI의 윤리적 활용의 필요성이 대두했다. 이에 올해 11월 193개국은 최초로 'AI 윤리 권고'를 채택했다. 인권을 보호하고, AI 기술의 윤리적이고 포용적인 개발을 보장하기 위해 법적 인프라와 틀을 구축하자는 것이 규범의 목표다.
이 밖에 WSJ는 QR코드의 역할 확대와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웹3.0 트렌드를 올해 하이테크의 중요 변화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