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행장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올해 중소기업 대출 순증가 목표를 6조1000억원으로 잡고 있다"면서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목표 달성이 쉽지는 않겠지만 민족정통은행으로서 경기회복 지원에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은행은 국민주택기금 총괄 수탁은행으로서 서민금융 지원에도 더욱 앞장서겠다"면서 "정부가 마련한 자본확충펀드를 적극 활용해 서민금융과 중소기업 지원에 적극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기대출 증대로 인한 건전성 악화 우려에 대해서는 "거래 기업이 부실해진다면 은행의 건전성 유지도 어려워지는 것은 사실"이나 "내부 규정상 신규대출이나 만기연장에 문제가 없는 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진단했다.
◆자본확충펀드 적극 활용할 것
자본확충펀드에 대해서도 "자본확충펀드에 대한 인식이 상반된 것에 대해 금융당국과 공감대를 형성했다"면서 "아직 구체적인 규모는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2조원 이상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시중의 조달금리보다 낮은 자본확충펀드를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면서 "다만 각 은행별로 크레딧라인(신용공여한도)을 설정하고 필요시 갖다 쓰는 구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차 구조조정 추진으로 대손충당금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2차 구조조정에서)C등급과 D등급을 받는 기업이 나오게 되면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어 "올해 대손충당금 누계가 3조300억원 규모인데, 이는 총여신대비 1.7% 수준"이라면서 "과거 어느 때보다도 충당금 비율이 높으며, 비교적 충분하게 쌓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이 행장은 지난해 실적과 관련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300억원에 그친 것에 대해 은행장으로서 대단히 송구하다"면서 "다만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합친 영업이익은 4조9000억원으로 전년대비 5.1% 증가해 타 은행들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CDO, CDS 등 손실, 즉 투자실패로 인해 손실이 많았다"면서 "2006과 2007년 포트폴리오 다원화 차원에서 파생상품에 투자한 것이 서브프라임 사태가 발생하면서 큰 손실을 보게 됐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은 기업금융 비중이 큰 은행으로서 지난해 건설업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타 은행들보다 1조원 이상 많은 약 1억600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강도 긴축경영 돌입
이에 따라 이 행장은 강도 높은 긴축경영과 정도영업을 통해 장기적으로 '균형 성장'을 추구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우선 이용률이 저조하고 수익률이 낮은 자동화기기(ATM)를 철수하고 수익성이 낮거나 적자를 보인 일부 지점도 통폐합할 방침이다.
이 행장은 "대단히 가슴 아프고 안타깝지만 적자를 보이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점과 5개 환전소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처럼 점포 통폐합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본부는 속성상 돈을 쓰는 조직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인력이 늘어나기 쉽다"면서 "각 부서에서 충원요청이 있으나 전체 인력의 20%를 상한선으로 인력감축을 실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은행의 초임 연봉이 다른 산업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면서 "잡 쉐어링 차원에서 초임 연봉을 삭감하는 방안이 있으나, 노조와 협의를 통해 삭감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과거 금융사간 과당경쟁을 하면서 단기 성과에 치중했던 '꼼수영업'을 지양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의 행복을 지향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우리은행 소유구조를 볼 때 구조조정 및 기업 지원에 대해 우리은행이 앞장서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어려울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는 정도영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은행이 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