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81조9000억 원에 인수한 데 이어 소니 역시 ‘헤일로’ 개발사로 잘 알려진 번지를 4조3000억 원에 인수했기 때문이다.
이 소식으로 나스닥에 상장한 블리자드는 11월 5일 92.92달러에서 이번 달 8일 100.96달러로 8.65% 상승했다. 같은 기간 번지 역시 67.83달러에서 80.23달러로 18.28% 상승했다.
최근 글로벌 게임시장의 초대형 M&A 소식이 자주 들리는 이유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미래 메타버스 시장의 잠재 고객층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반면 국내 게임업계의 분위기는 180도 다르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국내 대형 게임주들은 연초 기간 눈에 띄는 투자은행(IB) 소식이 없는 상황에서 주가는 변동 폭을 확대하며 약세를 기록했다.
한국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크래프톤 주가는 11월 1일부터 이번 달 8일까지 37.23% 감소했다. 크래프톤은 앞선 8일 NFT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서울옥션블루에 8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지만 오는 10일 보호예수 물량 21만 주 해제 우려가 더 큰 상황이다.
같은 기간 넷마블(-18.89%)과 엔씨소프트(-16.66%) 역시 각각 약세를 기록했다. 넷마블의 경우 CJ ENM이 지분을 팔아 SM 인수자금 조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소식에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엔씨소프트 역시 “구체적인 비전 제시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최근 이베스트투자증권으로부터 목표주가를 기존 110만 원에서 90만 원으로 18.18% 하향 조정 받았다.
성종화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리니지W 신작 모멘텀은 제대로 작동도 하지 못한 채 소진됐다”며 “단기적으로 게임업계 최대 화두인 블록체인 기반 P2E 게임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실 이는 엔씨소프트 만의 문제가 아니다.
게임사에 재직 중인 A 씨는 “국내 게임사들의 메타버스, P2E, NFT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에 인내심을 가지고 성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해외와 비교했을 때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혁신을 위한 투자 소식이 딱히 없는 상황에서 악재 소식이 겹치며 주가가 약세 흐름을 보이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