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쌍용차 같은 수순 밟나?

입력 2009-02-2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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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말디 사장 채권단에 자금요청...파산땐 쌍용차 충격에 10배

GM대우의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GM대우가 쌍용차와 같은 법정관리 절차를 밟는 것은 아닌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마이클 그리말디 GM대우 사장은 민유성 산업은행장을 직접 찾아가 구두로 1조원 가량의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 주 마이클 그리말디 GM대우 사장이 찾아와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며 "GM대우 측에 이달 말까지 필요 자금과 경영상황, 본사의 입장 등에 대한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그리말디 사장이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을 찾아가 유동성 지원을 요청한 이후 두 번째 자금지원 요청이다.

GM대우의 이 같이 연이은 자금 지원 요청에 대해 업계에서는 GM본사로부터의 자금 회수가 쉽지 않아 운영자금이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GM대우는 지난 2002년 당시 대우차와 GM, 채권단이 본 계약을 할 때 확보한 20억달러의 운영자금을 소진했다.

20일 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GM대우는 채권은행단(산은, 우리, 신한, 외환)과 맺은 신용공여한도(크레디트 라인) 12억5000만달러를 이미 모두 인출했으며 7억5000만달러의 대출금도 오는 10월 만기가 돌아온다.

이에 GM대우 관계자는 "유동성이 문제가 있어서 자금을 요청한 것이라기보다는 수출비중이 높은 자사로서는 GM본사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예방차원에서 채권단에 신용공여한도를 늘여달라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90% 가까이를 수출에 의존하는 GM대우로서는 GM본사의 위기와 미국, 유럽시장의 침체 등으로 지난 1월 자동차 수출이 전년동월대비 62.4% 급감한 3만389대에 그쳤다.

그리말디 사장 역시 최근 노조와 만난 자리에서 "생산량을 더욱 줄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며, 이후에도 추가적인 공장 가동 중단이 필요하다"며 "세계 자동차 시장의 공급 과잉이 심화되고 있고, 본사인 미국 GM도 수천 명 이상의 인원 감축과 대규모 감산에 돌입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GM대우의 공장은 지난 12월부터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현행 주야간 2교대제 근무를 주간 1교대체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GM대우도 쌍용차와 같이 법정관리 신청에 들어가는 것은 아닌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GM대우가 만약 파산의 길로 접어든다면 그 충격이 쌍용차보다 10배 이상 클 것이라고 보고 있다.

왜냐하면 지난해 쌍용차는 8만1445대를 생산했지만, GM대우는 그 10배에 달하는 81만3023대를 생산해 협력업체 등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

업계 전문가는 "GM대우가 GM의 해외법인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는 기업이라서 쌍용차처럼 쉽게 내놓지는 않겠지만, GM의 자금 사정이 어렵기 때문에 GM대우 역시 유동성 문제를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먼저 GM이 제대로 길을 찾아야만 GM대우도 회생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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