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3.6% 급등·미 국채 가격도 상승
소비자 심리 지표는 10년 만에 최저
뉴욕증시는 11일(현지시간) 하락 마감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지정학적 긴장이 한층 고조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503.53(1.54%) 떨어진 3만4738.06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85.44포인트(1.90%) 내린 4418.6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94.49포인트(2.78%) 하락한 1만3791.15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상승 출발했던 뉴욕증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에 오후 들어 매도세가 커지면서 하락 반전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오후 백악관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러시아군의 증강 징후를 계속해서 목격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의 침공이 올림픽 기간이라도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최종적으로 결정했는지 확신하지 못한다면서도 "곧 (침공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자 미국에 이어 영국, 일본 정부는 자국민에게 가능한 한 빨리 현지를 떠날 것을 권고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미국 국채 가격도 올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3.22달러(3.6%) 상승한 배럴당 93.10달러에 마감했다. WTI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2014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게 됐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공격적인 긴축 우려를 반영하며 개장 초부터 2%를 웃도는 수준을 유지하던 10년물 국채금리는 1.91% 수준까지 떨어졌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국채로 몰려들면서 국채 가격은 상승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도 부진하면서 증시 하락세를 부추겼다. 미시간대학이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는 1월 67.2에서 2월 61.7로 떨어져 2011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앞서 블룸버그가 집계한 2월 소비자심리지수 전망치는 67이었다. 그만큼 소비 심리가 얼어붙었다는 이야기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상승, 정부 경제 정책에 대한 신뢰도 감소 등에 따른 결과로 보고 있다.
특징 종목으로는 방위산업체 노스롭그루먼과 록히드마틴은 우크라이나 군사적 긴장감 고조에 각각 4.5%, 2.8% 뛰었다. 국제유가 급등에 에너지 관련주인 데본에너지는 3.6% 뛰었고, 엑손모빌과 코노코필립스는 각각 2.5%, 2.3% 상승했다.
반면 여행 관련주는 급락했다. 아메리칸항공은 7% 떨어졌고, 익스피디아는 분기 실적 호조에도 2% 넘게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