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큰 손’ 연기금이 삼성전자와 LG화학 등을 팔고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주축인 투자 주체 ‘연기금 등’은 LG엔솔을 상장일인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1일까지 9거래일간 2조5141억 원 순매수했다.
이는 같은 기간 연기금의 코스피 전체 순매수 금액 1조5459억 원을 1조 원 가까이 웃도는 규모다. 연기금은 LG엔솔 상장일에만 2조1085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LG엔솔은 상장 첫날에 공모가 30만 원보다 68.3% 높은 50만5000원에 마감하며 유가증권 시가총액 순위 2위에 올랐다. 지난 8일에는 고가 57만7000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이후 LG엔솔은 40만~50만 원대를 오가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종가 48만2000원을 기록했다.
LG엔솔을 담은 연기금은 코스피 대형주들을 매도하며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했다. 연기금은 LG엔솔이 상장 정차를 본격화한 작년 12월 7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삼성전자를 1조2414억 원 순매도했다. 이 밖에 LG화학(4159억 원), 카카오(3136억 원), SK하이닉스(2992억 원), 네이버(2227억 원) 등도 순매도했다.
연기금의 포트폴리오 조정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연기금이 국내 주식 운용에 벤치마크(기존 수익률)로 삼는 코스피200 지수 내 비중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LG엔솔은 다음 달 11일 코스피200에 조기 편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초대형주인 LG엔솔을 담기 위해 코스피 대형주 매도 움직임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LG엔솔은 이달 에프앤가이드 2차전지 산업지수, WISE 2차전지 테마지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도 편입한다. 증권업계는 LG엔솔을 담으려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전체 패시브 자금 규모가 약 2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