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상황에도 보험사들의 호실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화생명도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는 당기순이익이 1조 원을 넘겨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한화생명은 올해 신(新)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비율(K-ICS) 제도 도입을 앞두고 수익성 중심의 경영전략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화생명은 17일 컨퍼런스 콜을 통해 지난해 연간 실적을 발표했다.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50.4% 증가한 4106억 원을 기록했다. 제판분리에 따른 비차익 증가와 투자수익 증대에 따른 결과다.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2492억 원을 기록했다. 2020년보다 499.8% 증가한 수치다.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증가요인으로는 한화투자증권의 연결자회사 편입에 따른 효과가 주효했다. 한화투자증권의 2021년 당기순이익은 1441억 원으로 2020년 대비 115%가 늘어난 부분이 연결이익에 반영됐다. 또한 한화투자증권이 지난해 9월 한화생명 연결대상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최초 편입시점에 일회 회계처리 되는 염가매수차익 약 3000억 원도 반영된 결과다.
수입보험료는 14조 7451억 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로 인한 업계 전반의 영업 둔화와 저축보험 물량 축소로 전년 대비 소폭(-0.2%) 감소했다. 반면 신회계제도 도입에 대비한 일반 보장성 상품 중심의 영업전략으로 보장성 수입보험료는 전년 대비 0.8% 증가했다.
한화생명 나채범 부사장은 "올해는 금리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신제도 도입을 앞두고 수익성 중심의 경영전략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금리 상승에 따른 매도가능증권 평가익 감소로 인해 RBC(지급여력비율)는 크게 하락했다. 작년 184.6%를 기록해 전년 238.3% 대비 53.7%p 감소했다. 한화생명은 RBC를 방어하기 위해 올해 초 계정재분류를 실시하고, 해외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후순위채권을 7억 5000만 달러 발행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올해 1월 1일자로 기존 매도가능 채권 중 약 50% 정도를 만기보유로 재분류했다"며 "이로인해 RBC 민감도가 12%에서 4.9%로 민감도가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RBC제도는 올해까지만 유효한 제도"라며 "한화생명은 새로운 K-ICS에 맞출 것이며, 올해 RBC제도를 위해서는 후순위채 발행과 계정 재분류를 통해 민감도를 최소화했다. 연간 RBC비율은 현재를 유지하는 게 기본적인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업권에서 법인보험대리점(GA) 시장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한화생명의 판매자회사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향후 전략에 대해서도 밝혔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보험업종에서 GA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저희도 전속채널 중심의 생보사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판매자회사를 만들었다"며 "생보 원수사 입장에서 GA와 협업하는 방법은 지분투자나 GA를 인수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중소GA와 제휴 인수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한화생명은 "주주가치 환원에 대해서는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계획 등 확정된 건 없다"며 "다만 경쟁사 배당 수준을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