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GDP 부동산 비중은 29%, 금융위기 겪은 스페인 정점 웃돌아
디폴트 행진 속 포기도 잇따라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말 중국 윈난성 쿤밍시에서 미완공 아파트 14개 동이 폭파 해체됐다. 자금난에 빠진 부동산 개발업체가 공사를 포기한 것인데, 결국 7년간 질질 끌었던 아파트 프로젝트는 1분도 채 되지 않아 허공으로 사라졌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토지사용권을 분배한 1990년대 이후 중국의 성장 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헝다그룹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로 흔들리기 시작해 지금까지 우려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헝다 1곳이 보유한 부채만 우리나라 돈으로 360조 원을 훌쩍 넘는다.
이에 최근 들어 시진핑 정권이 대책에 나섰다. 쿤밍시 아파트 폭파처럼 ‘고스트 타운’ 정리도 주요 대책 중 하나다. 그러나 중국 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우리가 고생해 번 돈은 다 어디 갔나”라며 정부의 강압적인 철거 작업에 불만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9%로 집계됐다. 2010년대 금융위기에 빠졌던 스페인이나 아일랜드가 당시 기록한 정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중국 GDP가 미국의 70%에 그치지만, 땅값은 2배 더 비싸다는 사실은 부동산을 통한 무리에 무리를 거듭한 팽창이 한계에 달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같은 이유로 인해 만약 부동산 가격이 20% 떨어지면 중국은 마이너스 성장에 빠질 수도 있다고 닛케이는 경고했다.
시장이 균형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개인의 부동산 소유 현황에서도 알 수 있다. 중국 도시 지역은 주택을 다수 보유한 부유층이 많아 외관상으로는 자가 소유율이 90%를 넘지만, 공실률도 20%를 넘는다. 공실률은 일본이나 미국을 웃도는 수준으로, 수급이 전혀 맞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닛케이는 “어차피 정부가 구해줄 것이라는 기업과 시민의 과신은 한계에 달했다. 낮은 신용 등급에도 헝다의 회사채 매입에 집중했던 해외 투자자들도 마찬가지”라며 “중국 부동산 버블이 터졌을 때 전 세계의 피해는 헤아릴 수 없다”고 경종을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