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관악구 소공인 의료봉제 협업센터에서 만난 배동연 운영실장은 재단기를 조작하며 "사람은 오작동과 분량만 확인하면 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24일 의류봉제 전문시설을 갖춘 '관악구 소공인 의류봉제 협업센터'가 문을 열었다. 관악구 신사·조원·미성동 일대에는 230여개의 의료봉제업체가 모여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센터 인근에 신대방역, 신림역, 구로디지털역이 있고, 서울 남부지역을 동서로 순환하는 남부순환로가 지나고 있어 교통 편의성과 접근성이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센터 내부에는 재단실, 캐드실, 공동작업장, 교육실 등이 설치돼 있다. 고가 장비여서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재단기와 재봉기, 자동 패턴 디자인 설계기 등 의류 봉제 관련 특수기계 20여 가지가 구비돼 있다. 모든 장비는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박 구청장은 "그동안 소공인분들이 비용이나 기술적인 문제로 단독으로 사용하기 어려웠던 장비들을 구비해 놓았다"고 말했다.
센터 3층 캐드기는 패턴을 제작한다. 강유진 센터장은 "사이즈별 패턴과 시접 자르기까지 클릭 한번으로 가능하다"며 "곡선도 기술자와 차이가 없이 제작된다"고 설명했다.
2층 재단실에는 2억 원에 달하는 재단기 2대가 자리하고 있다. 캐드기에서 데이터 입력을 마치면 재단기가 바쁘게 돌아간다. 백여장의 천이 패턴에 맞춰 한번에 잘려나간다. 배 운영실장은 "수작업으로 일일이 자르는 것과 작업 속도면에서 월등하다"고 전했다. 직원 2명이 상주하면서 업체의 재단 작업을 지원한다.
강 센터장은 "겉감 재단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원가의 8~10%에 달한다"며 "비용과 시간을 줄이면서 다른 쪽에 투자를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일부터 재단기 사용 업체 신청을 받는다.
업계 반응은 어땠을까. 강 센터장은 "처음에 반신반의했던 사장님들도 개관식에 와 본 후 문의전화가 많았다. 두 사람이 원단을 잡고 하는 재단이 기계로 정확하게 잘리는 걸 본 후 빨리 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하더라"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그 역시 "처음에는 30년 엔지니어 생활을 한 나도 불안했었다"며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소공인들은 3층에 있는 특수기계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강 센터장은 "모든 사람들이 특수기계를 다룰 수는 없다"며 "작업할 수 있는 숙련자분들을 모셔 기계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앞으로 소공인들의 생산비 절감과 부가수익 등 이익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4월부터는 교육 프로그램도 시작한다. 3층 교육실에서 창업·취업을 원하거나 특수기계를 배우고 싶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패턴, 봉제 관련 교육을 진행한다. 샘플실과 공동작업장에서 한번에 10여 명의 인원이 작업할 수 있다.
박 구청장은 "침체된 의류봉제 산업이 지역경제의 중심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의류봉제 소공인의 자생력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의류제조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구정의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구청장은 상권의 자생력 강화를 위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도 지역 상인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점포별 시설개선 지원, 상권관리기구 구성·운영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