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름값이 세계 평균보다 약 26%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으나, 유독 우리나라 기름값 상승률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유가정보 웹사이트 ‘글로벌 페트롤 프라이시스’에 따르면 전 세계 휘발유 평균 가격은 지난 21일 기준 리터(L)당 1.33달러였다. 한국 휘발유 가격은 이보다 25.9% 높은 1.68달러(1994.39원)였다. 지난해 12월 13일 1702.62원에서 3개월여 만에 300원 가까이 올랐다.
한국은 집계 대상 세계 170개국 가운데 휘발윳값이 42번째로 높았다. 특히 아시아에서는 홍콩, 싱가포르 다음으로 3번째로 비쌌다.
휘발윳값은 나라마다 차이가 매우 컸는데 대체로 선진국일수록 가격이 비싸고 산유국이나 개발도상국은 가격이 쌌다.
주요 산유국인 베네수엘라·리비아(이상 0.03달러), 이란(0.05달러) 등은 휘발유 L당 가격이 0.1달러(약 120원)도 되지 않았다. 세계 3위 산유국인 러시아는 0.48달러였다.
휘발유가 가장 비싼 곳은 홍콩으로 2.88달러였다. 네덜란드(2.58달러), 노르웨이(2.50달러), 이탈리아(2.31달러), 독일(2.30달러) 등도 가격이 비쌌다. 영국과 프랑스도 2달러가 넘었다. 유럽의 휘발유 가격은 다른 지역보다 높은 편이다.
일본은 1.43달러, 중국 본토는 1.46달러로 각각 세계 평균보다 0.1달러 이상 높았다. 미국은 최근 휘발유 가격 급등 현상을 우려하고 있지만, 세계 평균보다는 0.1달러 낮은 1.23달러다.
이처럼 우리나라 기름값이 타 국가 대비 비싼 이유는 유류세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기름값에서 유류세 등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가깝다. 이에 우리 정부는 이이 한차례 유류세를 인하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에 따른 경유 가격 할인폭이 휘발유에 못 미치면서 소비자들은 기름값 인하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정부는 향후 유가가 더 오를 경우 20%인 유류세 인하 폭을 30%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른 국가도 유류세를 내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영국은 유류세를 1년간 리터당 5펜스(약 80원) 인하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탈리아도 한시적으로 유류세를 리터당 5유로센트(약 336원)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