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의장 직무대행)이 "3월 중순 이후 소비가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이 관찰된다"라며 "대내외 경제금융 여건에 변화가 발생한 만큼 총재 공석 상황에서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 기준금리 인상 배경에 대해 밝혔다.
이어 "거시경제 차원에서 물가와 금융안정 등을 위해서 완화 정도를 조금씩 줄여나가는 현 통화정책 기조와 (인수위의 정책이) 엇박자다 이렇게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진 않다"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4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1.25%인 기준금리를 1.50%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10년 만에 4%대에 진입한 국내 소비자물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예상보다 강한 긴축(빅스텝) 등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다음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진행한 주 위원과의 일문일답
- 총재 공석 상황에서도 기준금리 올린 배경?
"지난 2월 말 금통위 이후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내외 경제금융 여건에 큰 변화가 발생했습니다. 한 달여 기간에 큰 변화가 발생했는데요. 그 가운데서도 특히 물가상승압력이 예상보다, 물론 그전에도 물가상승 압력이 있었지만, 예상보다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총재 공석임에도 불구하고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좀 더 단순하게 말씀드리려면 원래 7명이 하던 결정을 (총재 공석으로 직무대행을 하며) 6명이 한 것으로 이해해주시면 되겠습니다."
- 지난 2월 만장일치 금리 동결로 소수의견 없었는데 전원 만장일치 인상을 하게 된 배경과 금리인상 시그널 부족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난 2월에는 만장일치로 동결을 결정했는데 이번에는 만장일치로 인상을 결정해서 이런 질문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2월에 만장일치 동결 결정을 했었지만, 그 당시에도 많은 위원님이 추후 인상 기조를 강조하면서 추후 인상을 시사하는 분이 적지 않았다는 것 계속 말씀드리고 싶고요.
또한, 한달여 기간 동안 대내외 여건의 큰 변화가 있었고 그것이 요인이었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시장에서도 2사분기에 적어도 한번은 인상하지 않나, 그런 예상을 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지난 2월 금통위에서 이주열 전 총재가 밝힌 바에 따르면 1.5~2.0%로 기준금리가 형성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에 대해 한은 전망과 큰 차이가 없다고 했는데 현재도 변함없는지. 더불어 최종 기준금리 수준이 2.5% 안팎이 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에 대해서는
"시장의 기대가 과거 기준금리 0.75~1.25% 정도로 기대했는데요. 현재 거기에서 시장의 기대는 한층 더 높아진 것 같습니다. 물가상승세가 가파르고 그 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미 연준의 빠른 긴축이 예고되면서 아마도 시장의 기대가 높아진 것으로 생각하는데요.
시장의 기대도 다소 높아지긴 했지만, 시장의 기대도 어떤 좁은 범위에 모여있기보다는 시장의 기대도 좀 다양해졌다, 그런 측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금통위의 의견은 제가 이렇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그전보다 조금 다양해진 것 같다 하는 말씀 정도는 드릴 수 있겠습니다.
물가로 보면 좀 더 높여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도 하실 수 있는데 동시에 이제 경기의 하방 위험도 커졌기 때문에 생각이 다양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금통위, 네 차례 인상해 1.50%로 올렸는데 이로 인해 경기 둔화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있는지
"이번 인상까지 합하면 네 차례 인상입니다. 기본적으로는 경기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어서 경기 회복세에 맞춰서 기준금리를 서서히 조정한 것이다. 이렇게 보는 것이 맞겠습니다.
물론 금리를 인상하게되면 그것이 회복의 속도에 일부 영향을 줄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여러가지 지표들을 보면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수출 부문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는 않는 것 같고요. 소비도 오미크론 확산 떄문에 1~2월에는 다소 부진했지만 3월 중순 이후부터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이 관찰되고 있습니다.
그런 긍정적인 요인들이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총재 없이 전격적인 결정. 이창용 후보자와 사전 논의는
"사실 이창용 후보자가 귀국하고 나서 얼마 있다가 아주 간단한 상견례 차원의 차담회는 했습니다만, 전혀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습니다."
- 인수위에서 LTV등 대출규제 완화 기조.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데. 기준금리 상승 기조인 한국은행과 정책 엇박자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글쎄요 새 정부가 새해 첫 주택구입자 등에 대해서 LTV를 상향 조정할 의사가 있는 것 같은데요. 아직 확실한 것은 아니겠지만 이런 금융정책들은 미시적 차원의 지원 정책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거시경제 차원에서 물가와 금융안정 등을 위해서 완화 정도를 조금씩 줄여나가는 현 통화정책 기조와 뭐 어긋난다, 엇박자다 이렇게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 통화정책 결정문에서 추가 조정 시기에 대해 '금리인상 효과'가 빠지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포함됐는데. 해당 문구 조정을 보고 추가 금리 인상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 해석해도 되는지
"'금리인상의 파급효과'라는 문구를 뺀 것은 사실 지난 세 차례 기준금리 인상한 다음에는 세 차례 인상했으니까, 이제 파급효과를 파악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로 집어넣었던 것이고요. 지금은 굳이 그 문구를 반복해서 집어넣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지정학적 리스크 문구를 포함한 것은 2월 금통위 이후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했고, 그다음에 그 임팩트가 예상했던 것보다 크고 또 클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그 문구를 집어넣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물가 상방 위험을 높이는 건 맞지만, 성장의 하방 위험을 높이는 것이기 때문에요. 앞으로 저희는 물론 오늘의 결정은 물가 상방 위험에 더 중점을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앞으로는 물가 상방 위험과 성장의 하방 위험도 동시에 종합적으로 균형있게 고려할 것입니다."
- 5월 회의에 연속 인상도 가능하다는 의미인지?
"금리인상 효과를 점검하겠다는 문구가 통방문에 빠진 것은 아까도 말씀드린 것 같은데요. 금리인상 세 차례 올렸을 때부터 계속 점검하고 있고 앞으로도 점검할 것이다. 그러나 그게 5월 연속 인상을 시사하기에는…. 그냥 인상했기 때문에. 그 파급효과를 분석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 문구가 빠진 것을 그렇게 확대 해석하실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습니다."
- 이번 금통위, 의장이라 개인 의견 개진하지 않았는데. 금리 인상에 같은 생각인지
"아시다시피 임시로 의장 대행을 맡았는데 개인 의견을 개진하진 않았습니다. 회의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인데요. 과거 의장직을 맡았던 총재님들께서도 그렇게 했던 것으로 알고 있고요.
다만 개인 의사가 빠진 것은 아닙니다. 저도 이번 인상에 찬성표를 던진 것은 사실입니다. 사실 그동안 소수의견을 많이 냈었는데 금리 인상 속도 면에서 다른 위원님들과 약간의 차이가 있어서였습니다.
좀 더 말씀드리면 올 초까지는 올 상반기 정도에 제 생각으로는 기준금리가 한 1.00~1.25% 정도 되는 게 적절하지 않나 싶었지만 2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물가 상승 압력이 가속화되는 것을 보고, 또 기대인플레이션도 3%까지 올라갔고, 그다음에 수요압력을 주로 나타내는 인플레이션도 3%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올라갔고, 또 앞으로도 근원 인플레이션도 3%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보여서 저도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맞겠다 이렇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