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만→1천만원 급처분 매물까지"...패션커머스, 방빼는 입점사 늘자 오프라인 돌파구 찾는다

입력 2022-05-2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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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그재그에 입점해 온라인 의류쇼핑몰을 운영하던 개인사업자 김 모 씨는 최근 1000만 원 급매물로 가게를 내놨다. 김 씨는 "코로나19가 시작되던 2020년 초반에 6000만 원을 주고 인수했다"라면서 "당시 부업, N잡러, 비대면 트렌드가 뜨면서 뭣 모르고 인수했는데 상황이 이렇게 변할 줄은 몰랐다"라고 했다.

코로나19 발발 2년간 모바일에 머물던 고객들의 발걸음이 최근 엔데믹 훈풍에 오프라인으로 옮겨가면서 패션플랫폼에 입점한 업체들이 속속 양도, 폐점 등 '방 빼기'에 나섰다. 엔데믹 바람에 온라인쇼핑 성장세가 이전보다 둔화하자 온라인 기반 패션커머스도 플래그십, 팝업스토어 등 오프라인 매장을 속속 열면서 분위기 전환을 꾀하고 있다.

▲29맨션 매장. (29CM 공식 유튜브)
▲29맨션 매장. (29CM 공식 유튜브)

29일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기반 패션커머스의 오프라인 역진출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업체들은 온라인 기반 브랜드 경험을 확대하기 위해 오프라인 접점을 늘리기 위해서라는 설명이지만, 오프라인으로 향하는 고객 발길을 돌리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풀이가 나온다.

실제 온라인쇼핑 거래액 성장률은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49조1287억 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1.8% 늘긴 했지만 코로나바이러스 발발 이후 2020년 1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20%대 증가율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한풀 꺾인 수치다.

비대면 거래 활황에 힘입어 경쟁적으로 패션 플랫폼에 들어서던 입점업체들도 슬그머니 방을 빼는 눈치다. 서버비 ,수수료 등을 고려할 때 남는 장사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 패션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쪽 매출이 많이 올라간다고 들었다"라면서 "원래 온라인 쪽으로만 판매하는 사업자라면 상관없겠지만, 오프라인 매장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경우엔 굳이 온라인을 갖고 있을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커머스 성장세 둔화가 뚜렷하자 업계는 오프라인 접점 확대로 돌파구 모색에 나서고 있다.

무신사가 인수한 29CM가 최근 서울 삼각지 인근에 선보인 팝업스토어 '29맨션'이 대표적이다. 과거 하나은행과 손잡고 강남역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철수한 사례를 제외하고 29CM가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총 열흘동안 29맨션에 다녀간 고객만 4500여 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달부터 브랜드 캠페인의 오프라인 확장 버전으로 상품 판매를 넘어 29CM라는 브랜드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페스티벌, 지역 축제 등이 대거 재개되면서 라이프ㆍ레저 카테고리도 성장세다. 29CM 측은 "기존부터 보유하고 있는 라이프 카테고리의 레저, 전시, 호텔 등 관련 마케팅,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카테고리를 계속해서 넓히고 상품군도 더 확대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무신사 스탠다드 슬랙스랩 팝업스토어.  (무신사)
▲무신사 스탠다드 슬랙스랩 팝업스토어. (무신사)

패션플랫폼 업체 1위 무신사는 지난해 서울 홍대 인근에 약 250평 규모의 오프라인 매장 '무신사 스탠다드'를 낸 데 이어 하반기에 강남점 오픈이 예정돼 있다. 최근에는 지난달부터 이달 22일까지 서울 성수동에 다양한 슬랙스 제품을 할인가에 선보인 팝업스토어 '무신사 스탠다드 슬랙스랩 성수'도 열었다. 지난 23일동안 다녀간 누적 고객 수는 1만4000명에 달한다.

신세계에 인수된 W컨셉도 최근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면서 온ㆍ오프라인 시너지를 꾀하는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을 본격화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2주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던 회사 측은 당시 목표 매출액 2배 이상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오프라인 테스트'를 끝낸 바 있다.

패션커머스가 낸 오프라인 매장이 본격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단순히 '브랜드 체험 테스트'격으로 매장을 냈다가는 유지비 등 손실 적자만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모 패션플랫폼이 최근에 문을 연 오프라인 매장은 하루 평균 매출이 10만 원이 채 안 된다고 들었다"라면서 "전통 오프라인 로드숍 운영 업체들처럼 상권분석, 매장 오픈 시간 등을 제대로 설계하는 노하우를 갖추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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