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중국의 소비 심리가 대표적인 온라인 상거래 업체의 실적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충격 속에서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1분기 3조 원대 손실을 냈다. 중국 경기둔화가 현실화 되고 있다.
26일 알리바바그룹의 실적 발표 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1분기 162억 위안(약 3조400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1분기 매출은 8531억 위안(약 160조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 증가했다.
알리바바는 안정적 매출 성장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향후 1년간의 매출 전망치를 따로 제시하지는 않았다.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충격은 소비에 가장 먼저 미쳤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지난 3월 중국의 소매판매는 작년 동월 대비 3.5% 감소했다.
상하이 봉쇄의 충격이 본격적으로 닥친 4월 중국 소매판매는 지난해 동월보다 11.1% 급감했다.
알리바바의 라이벌 기업 징둥의 1분기 실적도 저조했다.
징둥의 1분기 매출 증가율은 18%로 상장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고 수익성도 나빠져 1분기 순손실이 30억 위안에 달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기업 실적이 저조하면서 중국 경제성장률이 2%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보다 성장률이 낮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2%에 그치는 반면 미국 경제성장률은 2.8%를 기록해 1976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이 중국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정부의 올해 성장률 목표는 5.5% 안팎이다.
실제 지난해 4분기 미국의 성장률은 5.5%을 기록해 중국(4.0%)보다 높았다.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년 만에 중국을 제쳤다”며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블룸버그의 전망이 유독 낮긴 하지만 최근 많은 금융 기관들은 올해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3%대로 하향 조정하고 있다. UBS는 기존 4.2%에서 3.0%로, JP모건은 4.3%에서 3.7%로 낮췄다.
중국 안에서도 비슷한 경고가 나온다. 성쑹청 전 인민은행 통계국장은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3%로 전망했고, 중국 정부의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의 장밍(張明) 연구원도 최대 3%로 내다봤다.
중국의 각 경제지표에서는 이미 경기둔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GDP의 30% 가량을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 침체도 지속되면서 미분양 부동산 물량이 4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늘었다. 중국의 경제를 이끄는 소비와 생산 지표(4월)가 모두 우한 코로나 초기인 2020년 상반기 수준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