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5일 평양 순안 등 4곳에서 동해상으로 35분간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8발을 발사했다. 역대 탄도미사일 도발 중 최대 발사 수다. 특히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세 번째 도발이다.
이번 북한이 도발을 두고 정부 안팎에서는 목표물 동시 타격능력 과시와 한미 미사일방어망 무력화 의도,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반발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9시 8분부터 9시 43분께까지 평양 순안, 평안남도 개천, 평안북도 동창리, 함경남도 함흥 일대 등 4곳에서 동해상으로 SRBM 8발을 발사했다. 이들 탄도미사일은 비행거리 약 110~670km, 고도 약 25~90㎞, 속도는 마하 3~6 등으로 탐지됐다.
군 당국은 탐지된 제원으로 본다면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북한판 에이태큼스'(KN-24), 신형전술유도무기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발사했을 것이라고 봤다.
신형전술유도무기는 올해 4월 북한이 "전술핵 운용의 효과성과 화력임무 다각화를 강화하는 데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며 시험발사 장면을 공개한 SRBM이다.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험발사 현장을 참관했다. 한미는 탄도미사일의 자세한 제원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
합참은 "우리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해 감시 및 경계를 강화했고,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원 의장과 러캐머라 사령관은 북한의 어떠한 미사일 도발에도 즉각 탐지·요격할 수 있는 연합방위능력과 태세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심각한 도발로서 이를 강력히 규탄함과 동시에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북한의 SRBM 발사 직후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NSC 상임위 결과를 보고받고 "상시 대비태세를 확고하게 유지하고, 한미 미사일 방어훈련을 포함한 한미 확장억제력과 연합방위태세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라"고 지시했다.
북한의 이날 탄도미사일 발사는 윤 정부 출범 이후 세 번째 도발이며 올해 들어서만 18번째 무력시위다. 지난달 25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SRBM 등 3발을 섞어 쏜 지 11일 만이다.
이날 도발은 남한 등 여러 목표물을 동시에 타격할 수 있는 군사적 역량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특히 한미 해군이 일본 오키나와 근방에서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를 동원한 연합훈련을 끝낸 지 하루 만에 무력 시위를 감행했다. 전문가들은 이 훈련에 대한 반발 성격도 있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