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낙태 놓고 플로리다주와 대립, 세제 혜택 박탈
스트리밍 업계 침체에 디즈니+ 성장 우려 등 과제 산적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디즈니 이사회는 체이펙 CEO 임기를 3년 더 늘리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수전 아널드 디즈니 이사회 의장은 성명에서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힘든 상황에 처해있는 동안 체이펙 CEO 지휘하에 디즈니는 폭풍을 이겨내고 강력한 위치에 올랐다”며 그를 높이 평가했다.
체이펙 CEO는 현재 수많은 어려운 과제에 직면한 상태다. 플로리다주에 직원 8만 명의 월트디즈니월드 리조트를 운영 중인 디즈니는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에게 동성애 교육을 금지하는 이른바 ‘부모권리법’을 놓고 법을 제정한 주정부와 맞섰고, 그 결과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리조트를 특별구에서 해제하고 세제 혜택을 박탈했다.
최근엔 드샌티스 주지사가 낙태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법안에 서명하자 디즈니는 자사 직원이 다른 주에서 낙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비용을 보장하기로 하며 다시 맞서고 있다.
스트리밍 사업에 대한 월가의 식은 열기도 문제다. 체이펙 CEO는 디즈니가 운영하는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의 가입자를 2024년 9월까지 2억3000만~2억6000만 명으로 늘리겠다고 공언하며 스포츠 중계권 확보 등에 많은 지출을 감행했지만, 올해 들어 넷플릭스를 비롯해 업계 전반이 정체된 상태다.
행동주의 투자자 댄 로브는 “스트리밍 사업은 이제 자산이 아닌 부채처럼 인식된다”며 “시장에 있는 그 누구도 자신이 세운 가입자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이유로 디즈니 주가는 올해 들어 40% 가까이 하락했다.
다만 이번 재계약은 체이펙 CEO가 가진 장기적인 사업 비전을 디즈니가 지지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WSJ는 설명했다. 디즈니는 현재 다른 경쟁 스트리밍 업체와 같은 ‘중간 사업자를 통해 콘텐츠를 배급하는 B2B 사업’에서 ‘고객에게 선택권을 직접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B2C’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체이펙 CEO의 계약 연장 소식에 디즈니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0.73% 반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