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는 16일(현지시간) 긍정적인 경기 전망과 G20 재무장관 회의의 경기회복 결의 등과 같은 우호적인 분위기를 반영하며 장중 다우 7400선에 육박하는 오름세를 지속했으나 장 막판 차익 실현성 매물 출회로 하락 마감했다.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7.01포인트(0.10%) 하락한 7216.97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66포인트(0.35%) 밀린 753.89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 역시 전장대비 27.48포인트(1.92%) 내린 1404.02에 장을 끝마쳤다.
미 증시는 이날 부진한 경제지표 발표에도 불구하고 벤 버냉키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긍정적 경제전망과 G20 재무장관 회의의 경기회복을 위한 공조 결의, 바클레이즈의 실적호전 소식 등으로 상승 출발했다.
지난 2월 산업생산은 1.4% 줄어 4개월째 감소세를 보였고 산업생산 지수는 99.7(2002년=100)을 나타내 7년래 최저치를 경신했다.
3월 뉴욕 엠파이어스테이츠 제조업지수 역시 전월의 마이너스(-) 34.65보다 하락한-38.23을 나타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증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 반면 버냉키 의장의 발언과 G20 공조 결의가 되려 장초반부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버냉키 의장은 전날 CBS의 대담프로인 '60분'에 출연해 미국의 경기침체가 올해 끝날 수 있다고 밝힌 게 호재가 됐다는 평가다.
영국 런던에서 지난 주말 개최된 G20 재무장관 회담에서 각국 경제수장들이 경기회복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했다는 점도 주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또한, 바클레이즈는 씨티그룹과 JP모건 등에 이어 올들어 순익을 거뒀다고 밝힘에 따라 금융권 실적 호전 발표는 지속되는 양상이었다.
미 증시는 무엇보다 그동안의 부진을 딛고 바닥권을 탈출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하며 지난주의 상승세를 타고 오름세를 이어가는 등 장중 다우 7400선에 근접하기도 했다.
미 증시는 그러나 아메리칸익스프레스(이하 아멕스)의 신용카드 연체율 증가 소식에 하락세로 돌아섰고 기술관련주와 소비관련주의 약세와 더불어 차익 실혆성 매물이 쏟아지며 반등 랠리를 이어가지 못한 채 하락 마감했다.
아멕스는 지난 2월말 현재 30일 이상 연체된 신용카드 대출이 전체 대출의 5.3%에 이르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직전월인 1월의 5.1%와 12월의 4.7%에서 꾸준히 증가한 수치다.
아멕스의 이같은 신용카드 연체율 증가 소식에 주가는 3.28%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아멕스 신용카드 연체율 증가는 금융주 반등에 급제동을 걸 만한 재료로는 작용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JP모간체이스, 골드만삭스가 이날 나란히 2.78%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그러나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5% 이상 상승했고 씨티그룹은 무려 30% 이상 폭등 마감했다.
한편, 거액의 보너스로 시장의 도마위에 오른 AIG는 66% 무려 폭등한 83센트를 기록하며 눈길을 끌었다.
기술주 하락세 역시 이날 두드러졌다. 이날 기술관련주 하락은 BOA의 샌디스크의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 소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세계 최대 플래시 메모리 제조업체 샌디스크는 BOA의 이같은 '매도' 의견 여파로 11% 급락 마감, 기술관련주 하락세를 이날 주도했다.
인텔이 3.1% 하락 마감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2.4% 떨어졌다. 델과 퀄컴은 각각 5%, 2.5% 하락했다.
소비관련주 하락세도 마찬가지였다. 신용카드 연체율 증가 소식에 소비감소 우려로 홈디포가 이날 2.7% 떨어졌고 맥도날드가 1% 이상 빠졌다.
미 백화점 체인인 노드스트롬과 편의점 업체인 월그린 등이 3%, 1%씩 각각 하락했다. 다만, 월마트의 경우 소폭 하락하며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국제유가는 미 증시가 장 중반까지 강세를 보이고 경기회복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배럴당 47달러를 넘어섰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1.10달러(2.4%) 오른 47.35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