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재정준칙 빨리 확립하고 지출 구조조정 강화해야

입력 2022-07-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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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재정개혁을 본격화한다. 정부는 조만간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어 향후 재정운영 방향을 제시키로 했다. 재정수지와 국가채무 등의 관리목표 수치를 명시해 재정준칙으로 법제화하고,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으로 건전성을 높이는 방안이 핵심이다. 지난 문재인 정부의 확장 재정에서 건전 재정으로의 전환이다. 정부는 현재 각 부처가 마련 중인 내년 예산안에 이 같은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을 이미 주문한 상태다.

지난 5년간 무리한 확장 재정과 추가경정예산 편성의 반복으로 나랏빚이 계속 늘고 재정건전성은 크게 악화했다. 본예산과 추경을 합친 총지출 증가율이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6.1%에서 2018년 8.0%, 2019년 10.9%였고, 코로나19 사태가 덮친 2020년과 2021년에는 18.1%씩 급증했다. 이에 따른 적자국채 발행이 늘어 국가채무가 급격히 불어났다. 2017년 660조2000억 원이었던 국가채무는 작년 967조2000억 원으로 증가했고, 지난 정부가 마지막으로 편성한 예산인 올해 1차 추경 기준으로 1075조7000억 원까지 늘었다. 국내총생산(GDP)대비 채무비율은 2017년 36.0%였으나, 2020년 43.8%로 마지노선인 40%를 훌쩍 넘긴 이후 작년 47.2%, 올해 50.1%까지 높아졌다.

그동안 늘어난 재정지출의 상당 부분은 생산유발 효과가 없는 선심성 복지나, 노인 및 청년을 대상으로 한 일회성의 공공일자리 대책 등에 소모됐다. 코로나 위기 때 대규모 재정 투입이 불가피한 측면은 있었지만, 경제를 활성화하는 재정의 선순환과 거리가 멀었다.

재정건전성이 계속 문제 되자, 지난 정부는 2020년 10월에야 재정준칙 관련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2025년부터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60% 이내, 통합재정수지 적자를 GDP의 3% 이내로 통제한다는 내용인데, 기준과 시행시기가 느슨하고 그마저도 지금까지 국회 논의에 전혀 진척이 없다.

재정건전성 제고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다. 선진국들도 코로나 비상상황에서 긴급히 늘린 재정을 이제는 다시 조이고 있다. 재정은 국가운영의 근간이자 최후의 보루이다. 우리는 특히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저출산과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복지 등 재정지출이 급증할 요인만 가득하다. 빨리 건전성을 높여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미래 세대가 감당하기 어렵고 위기 대응력도 급속히 떨어진다.

재정개혁의 전제는 합리적이고 실효성과 구속력 있는 재정준칙을 확립해 즉각 실천하는 것이다. 과거의 방만한 세출 항목을 전면 재검토해 성과가 낮은 재정사업을 구조조정하는 엄격한 지출 관리에도 나서야 한다. 재정지출은 줄이면서 민간의 경제활력을 높여 세입 기반을 확충하는 데 집중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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