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사업 공시 늘었지만... 주가 암울한 상장사

입력 2022-07-05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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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투자계획 밝힌 기업 지난해보다 75% 증가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뒷걸음질
기아ㆍSK케미칼ㆍKG이니시스 주가 발표 시점보다 하락

올해 미래 사업 계획을 발표한 상장사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강염증(코로나19) 불확실성 감소에 따라 야심차게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음에도 주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서다. 금리 인상과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심화하며 주요 기업의 주가는 오히려 투자 계획 발표 당시보다 하락한 것으로 파악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코스피 21개, 코스닥 1개 기업이 장래사업ㆍ경영계획 공시를 냈다. 이는 전년 동기(코스피 11개, 코스닥 1개) 대비 75%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뚜렷한 경영 계획을 수립하기 어려웠던 기업들이 엔데믹을 앞두고 '수세적 경영'에서 '공세적 경영'으로 사업 기조를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한진은 지난달 28일 아시아 대표 스마트 솔루션 물류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중장기 비전을 밝혔다. 그러면서 2025년까지 매출 4조5000억 원, 영업이익 2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이를 위해 1조1000억 원을 투자해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기아CI
▲기아CI

기아는 앞서 3월 5년간 28조 원 규모 투자계획을 밝힌 데 이어 지난달엔 AutoLand 화성 PBV(미래차)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기아는 기존 내연기관 공장 재편을 통해 국내 최초 PBV 전기차 전용공장을 구축한다. 2025년 하반기 양산이 목표다. 현대차와 기아는 국내 전기차 분야에 총 21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기업이 이처럼 "약진 앞으로"를 외쳤지만, 주가가 뒤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는 사업 기대감을 높여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한진은 투자계획을 공시한 당일 2.67%(700원) 올라 2만6950원에 거래를 마친 데 이어 다음날에도 5.01%(1350원) 올라 2만8300원까지 올랐다. 다만 이내 상승분을 반납하며 5일 오전 9시 53분 기준 공시 당일 종가와 비슷한 수준인 2만7150원에 거래되고 있다.

기아의 경우 오히려 투자계획 발표 이후 주가가 하락했다. 미래차 전용 생산라인 구축 계획을 밝힌 5월 18일 기아의 종가는 8만4500원이었다. 현재 주가는 이보다 7% 이상 하락해 7만8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3월 1조8000억 원 규모 투자계획을 밝힌 SK케미칼과 올해 코스닥 기업 중 유일하게 해당 공시를 낸 KG이니시스의 주가도 발표 당시보다 하락했다. 특히 KG이니시스의 경우 가상자산 신사업에 진출한다는 소식에 공시 당일 주가가 13.79%(2600원) 급등했고, 4월엔 2만5150원까지 올랐다. 다만 주가는 이후 우하향해 이달 4일 1만2350원 저점을 기록했다. 고점과 비교하면 주가는 절반 이하로 떨어진 셈이다.

투자 계획을 밝힌 기업의 주가 부진에 대해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투자라는 것은 기업이 오래 고민하고 결정하는 것으로 그 (결정) 시기가 (주가 약세) 원인이겠다"라면서 "그간 워낙 주가가 올라왔던 상황이고, 금리 오르는 가운데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수요가 축소되는 국면인 점도 이유로 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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