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해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시청자 눈길 사로잡은 비결은?

입력 2022-07-07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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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출처=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달 29일 방영을 시작한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천재 신임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가 대형 로펌에서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을 그린다.

1화 0.9%(닐슨코리아·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시작한 시청률은 6일 방송된 3회에서는 4%를 돌파하며 ENA 채널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또 TV화제성 드라마 부문 순위 1위, 한국 넷플릭스 많이 본 TV 콘텐츠 톱10 1위에 랭크되며 본격적인 인기몰이를 시작했다.

인기 비결은 단연 주인공 우영우 캐릭터다. “제 이름은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입니다.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우영우… 역삼역?” 우영우는 자기소개부터 남다르다.

또 반향어(상대방 말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나 엉뚱한 말도 곧잘 한다. 그런 우영우를 처음 만난 사람들은 편견 섞인 시각으로 그를 대한다. 법무법인 한바다의 시니어 변호사 정명석(강기영 분)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신임 변호사 우영우를 마주하고, 잠시 재단한 후 ‘보통’의 사람이 아니라고 판단한다. 이에 로펌 대표 한선영(백지원 분)에게 “나와는 다를 것”이라며 “자격 미달인지 제 편견인지 테스트해 보겠다”고 우영우의 능력을 시험해보리라 예고한다.

따가운 시선 속에서 70대 노부부 살인미수 사건을 첫 사건으로 맡게 된 우영우는 틀을 벗어난 시각으로 사건에 접근하며, 사수 정명석이 미처 살피지 못한 부분을 짚어낸다.

정명석은 우영우의 지적을 인정하며 사과한다. 그는 피해자 할아버지 병문안을 다녀오라며 “직원 붙여줄게, 외부에서 피해자 만나는 거, 그냥 보통 변호사들한테도 어려운 일이야”라고 했다가 뒤늦게 말을 정정한다. “미안해요. ‘그냥 보통 변호사’라는 말은 좀 실례인 것 같아.” 우영우는 “괜찮다. 저는 ‘그냥 보통 변호사’가 아니니까”라며 당당하게 방을 나선다.

작품의 차별점은 여기서 포착된다. 우영우는 ‘같다’는 걸 강조하기보다는 ‘다르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길 바란다.

극이 전개될수록 우영우의 이런 면모는 부각된다. 정명석이 “국민참여재판에서는 변호사가 불쌍하게 보이는 게 좋다”고 하자, 우영우는 “이 중에서 저만큼 불쌍하게 보일 사람은 없다”, “피고인 사정이 딱하다는 걸 보여주기에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장애인 본인이 나서는 게 가장 좋을 것”이라고 답한다.

우영우는 자신의 상황을 비관하거나 낙담하지 않는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 거기서 비롯된 과도한 관심도 차단한다. 오히려 장애를 자원 삼아 전진하기까지 한다.

우영우의 주변 인물들도 그의 장애를 조명하지 않는다. 사랑하는 가족, 온전한 친구, 동료로, 또 전의를 불태우는 라이벌로, 있는 그대로 우영우를 대한다. 이런 인물들 사이 우영우는 그저 조금 다른 사람일 뿐이다.

무해한 인물 설정과 함께 섬세한 연출도 빛난다. 영화 ‘증인’으로 호평받은 문지원 작가가 다시 한번 각본을 맡았다. 반향어, ‘고래’ 같은 특정 개념이나 단어에 집착하는 모습, 사람들이 많은 곳에선 근접 접촉을 줄이고자 헤드폰을 착용해 소음을 차단하는 것, 문을 열고 들어갈 때 5초 기다리는 모습과 변화에 익숙지 않아 아침과 저녁 식사가 늘 같은 것 등 자폐 스펙트럼의 특성을 극 중에 자연스럽게 녹여낸다.

소품과 컴퓨터그래픽(CG)으로 세밀하게 구현되는 고래 등은 시청자와 우영우 세계의 거리감을 좁힌다. 우영우에게만 보이던 고래가 이준호(강태오 분)와 공유되는 순간도 시선을 끈다. 빛을 활용해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 회전문 신도 시청자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따뜻한 힐링 드라마지만, 사회적 균열을 다루는 데에 주저하지 않는다. 흔한 미혼모 설정은 미혼부로 변주했다. 1회에서는 노년 여성을, 2회에서는 성소수자의 이야기를 다뤘다. 6일 방송된 3회에서는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동생이 형을 죽인 사건이 등장한다. 다양한 자폐의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다양한 위치에 장애를 가진 인물을 배치하는 것이다.

사실 드라마 속 편견 없는 세상은 아직 판타지에 가깝다. ‘서울대 로스쿨 수석’이라는 타이틀 등 인물의 천재성에 기댄 서사에도 아쉬운 부분이 있다. 그러나 ‘우영우’는 흔한 클리셰를 전복시키며 편견을 부수고 있다. 우영우가 앞으로 맞닥뜨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나갈지, 주변인들과 어떻게 연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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