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원장은 이날 오전 '금융시장 리스크점검회의'를 개최하고 미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전후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평가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7일(현지시간) 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0.75%포인트(p) 인상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정책금리는 기존 1.50~1.75%에서 2.25~2.50% 수준으로 상승해 한국 기준금리(2.25%)보다 높아졌다. 미국 정책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진 것은 2020년 2월 이후 약 2년 반만이다. 기준금리 역전으로 외국인자금 유출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 원장은 "대내외 여건 악화에도 국내 금융권의 외화 유동성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유사시에 대비해 금융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외화채권을 활용해 해외에서 외화(달러)를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국내은행의 외화유동성커버리지비율(외화LCR)은 121.9%(잠정)로 규제비율(80%)을 +40%p 이상 크게 상회하고 있다.
이번 방안은 국내은행이 국내 보험사로부터 외국 국채를 차입한 후 해외시장에서 이를 담보로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를 통해 외화자금을 조달해 국내에 외화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국내의 주요 금융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미 국채와 국제기구 채권 등의 규모는 344억6000만 달러로서 지난해 국내은행이 외화채권 발행과 중장기차입을 통해 조달한 외화자금의 129.5% 수준이다.
이 원장은 "국내은행과 보험사 모두 수익창출이 가능함에 따라 금융회사의 자발적 거래(시장기능 활용)를 통해 국내 외환시장 수급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보험사는 외국 국채 대여 수수료를 수취하고, 국내은행은 RP 매도로 조달한 외화자금을 외화자금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대여할 수 있다.
이 원장은 "금융시장의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유동성리스크 대응 능력을 높여나갈 수 있는 만큼 비은행 대형 금융회사들을 중심으로 원화유동성 관리실태를 밀착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향후 업권별로 1~2개 대형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위기상황을 가정한 자체 대응체계를 점검하고 필요시 개선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