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이 악재에 빠진 카카오를 쓸어담고 있다. 계열사 ‘쪼개기 상장’에 이어 카카오톡 ‘먹통 사태’ 등으로 주가가 연초 대비 반 토막이 나자 저점 매수에 나선 것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는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이후 4거래일(17~20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1위를 차지했다. 이 기간 개인은 카카오를 약 2090억 원 순매수했다.
개인은 매수세로 카카오를 향한 외국인의 하방압력을 방어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카카오를 약 910억 원 팔아치워 순매도 종목 1위에 올랐다.
개인의 이 같은 카카오 매수세는 저점 매수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카카오의 주가가 바닥이고, 앞으로 반등할 것이라 믿는 것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카카오의 올해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이란 전망이 강하다. 3분기 실적 부진 결과가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3분기 매출은 1조8884억 원, 영업이익은 1724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매출액 컨센서스(1조9154억 원)에는 부합하나 영업이익 컨센서스(1832억 원)에는 6.3% 미달을 예상한다”고 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은 매출액 1조9100억 원, 영업이익 1620억 원으로 영업 이익 컨센서스를 18% 하회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최근 카카오에 대한 실적 우려의 핵심은 인벤토리 한계에 따른 톡비즈 성장률 둔화와 마케팅비를 포함한 비용 증가로 인해 수익성이 감소한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카카오의 주가 하락세가 단기적 여파에 그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화재 관련 유료 서비스 중단에 대한 피해 보상, 비즈보드 광고 중단 등은 4분기 실적에 일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여 단기적인 여파는 있겠다”면서도 “친구탭 비즈보드 광고 확장, 오픈 채팅 광고 도입, 프로필 개편, 모빌리티 매출 고성장 등 기대 요인은 아직 유효하기 때문에 감내의 구간은 지나갈 것으로 판단된다”고 봤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15일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 등 주요 서비스에서 장애가 발생하면서 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와 함께 규제 리스크가 부각되었다”면서도 “카카오톡을 대신할 메신저가 부재하기 때문에 화재로 인한 카카오톡 트래픽 감소는 일시적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