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 방식을 개선하기로 한 가운데 조선ㆍ철강업계에서는 이와 관련해 우려스럽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조선ㆍ철강 업계에선 후판 가격 협상 방식을 둘러싼 정부의 개입을 부담스러워한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철강업계와 조선업계 간 후판 가격 협상 방식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철강사와 조선사가 반기 별로 테이블을 마련해 해당하는 기간의 후판 수급량과 가격을 결정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각각의 업체 간 최종 협의가 끝난 후판 가격에 대해선 알 수 없다는 식이다.
산업부는 이러한 방식을 두고 개선 목적으로 공동 세미나 및 공동 연구용역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는 태풍 힌남노로 빚어진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수해로 조선용 후판의 국내 공급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 탓이다.
이와 관련, 철강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방침에 대해 기업으로선 따라가야 하는 것이 맞다"라면서도 "철근 가격에 대한 인위적인 조정 사례가 있다 보니 어떠한 조치가 이뤄질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 철근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 주도로 구성됐던 대형 건설업체 구매 실무자 모임인 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회)가 도리어 공정위로부터 '담합행위'로 몰린 전례가 있다”고 우려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가격 협상 방식이란 수요와 공급에 의한 시장 원리에 따라야 하는 것 아닌가”라면서 “구체적인 사항을 살펴볼 것”이라고 우려 섞인 태도를 전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태풍 힌남노 발 피해에 따른 영향이라기엔 너무 한시적인 상황인데, 정부의 개입까지 이어지는 점이 의아스럽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