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가 얼어붙은 플랫폼 투자 시장에서도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자체 콘텐츠를 가지고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투자 유치에 성공하고 있다.
24일 스타트업계에 따르면 오리지널 IP를 확보해 해외 공략에 나선 K콘텐츠 플랫폼들이 잇따라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투자 증가는 관련 부분 채용 증가로도 이어졌다.
리디(RIDI)는 규모 1위의 전자책 플랫폼에서 자체 웹툰ㆍ웹소설을 제작하는 회사로 탈바꿈하며 지난 2020년 11월 북미 시장에 진출했다. 리디는 이를 토대로 유니콘 반열에 오르며 12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
자체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지 여부가 플랫폼의 가치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올해 시리즈A 이상의 투자를 받은 메타크래프트ㆍ누온미디어ㆍ유주얼미디어를 비롯한 주요 콘텐츠 플랫폼 6곳은 모두 자체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웹소설 플랫폼인 노벨피아를 운영하는 메타크래프트는 2만5000개의 웹소설 IP와 1만5000명의 작가를 보유해 자체 콘텐츠 제작 역량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체 웹소설을 영문으로 번역해 미국 태피툰 트렌딩 순위권에 진입하기도 했다.
이는 올해에만 125억 원에 달하는 시리즈A, B 투자 성공으로 이어졌다. 웹툰·웹소설 콘텐츠 공급사인 누온미디어도 올해 초 40억 원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해 해외 시장 진출 자금을 확보했다.
VC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개별적으로 성장 가능성을 보고 콘텐츠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필요한 부분에 투자한다”면서도 “플랫폼에 맞는 콘텐츠를 잘 발굴하고, 그 콘텐츠를 원하는 사람들이 맞는 형식으로 잘 보여줄 수 있는 역량을 주로 본다”고 설명했다.
특히 플랫폼 투자 증가는 관련 분야 채용 증가로도 입증됐다. 사람인HR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0년 대비 2021년에 K콘텐츠 업종 전반적으로 인재 채용이 증가했다. 캐릭터ㆍ애니메이션 업종에서는 전년 대비 85% △연예ㆍ엔터테인먼트 58% △영화ㆍ배급ㆍ음악 업종 77% 채용이 증가했다.
자체 콘텐츠로 투자를 유치하고, 늘어난 투자금으로 자체 콘텐츠를 개발하고 인재를 채용하는 선순환이 이뤄지는 것이다. 채용 대상 직군은 콘텐츠 제작에 국한되지 않고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있다.
업계에서는 독자적인 콘텐츠가 없다는 것은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없는 것으로 평가했다. 자체 콘텐츠가 국내외 경쟁력의 평가 지표고, 경쟁력이 없는 곳은 투자금 유치가 안된다는 것이다.
서범강 웹툰산업협회장은 “자체 콘텐츠는 스타트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핵심 역량”이라며 “더 나아가 노블 코믹스에 집중된 콘텐츠 시장에 다양성까지 가미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