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일단위 회원사별 위험 측정해 증거금 납입 요구
결제회원사 대상으로 쌓아…“올해 금리 변동성 커 규모 증가”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9월말 기준 장외파생증거금 규모는 약 4조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3월 말 기준 3조3800억 원과 비교하면 1조4000억여원(42%) 가량 증가한 숫자다.
거래증거금(이하 증거금)은 ‘거래당사자가 결제이행을 보증하기 위해 일정 금액을 예탁하도록 하는데 이러한 담보물 성격의 예치금’으로 정의된다. 금융권을 빗대면 금융회사들이 예금보험공사에 예보료를 납부하며 혹시 모를 파산에 대비하는 것과 유사하다.
거래소는 회원사들이 결제불이행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결제이행재원을 마련했다. 항목에 따라 거래소는 결제적립금을 내고, 결제 업무를 영위한 회원사들은 공동기금과 증거금을 납부한다.
거래소는 결제불이행 현상이 나타나면 불제불이행 회원의 재산인 증거금, 공동기금 등을 먼저 사용한 후 결제적립금 중 일부를 우선 투입한다. 나머지 적립금은 정상회원의 공동기금을 사용한 이후에 투입한다.
장외 파생 증거금 규모가 6개월 새 1조 원 이상 증가한 것은 금리 변동 영향이 컸다. 거래소는 장외 포지션별로 장외파생증거금 추산액을 산출한다. 자체적으로 스트레스테스트를 통해 금리 변동에 따른 손실 추산액을 집계하고, 해당 회원사에 증거금을 부과한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초 2%대에서 이달 들어 4%를 웃돌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잇따라 자이언트 스텝(0.75%p)을 단행하는 등 경기침체로 주요국들의 통화·경제정책이 긴박하게 이뤄지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지난 3월 거래소가 회원사들에 요구한 장외파생증거금 수준은 1조9800억 원이었으나 실제로 회원사들이 납부한 규모는 그보다 두 배 가량 많았다.
장내파생증거금은 같은 기간(3월→9월) 11조4000억 원에서 11조8000억 원으로 3.5% 가량 증가했다. 장내파생증거금이 장외파생증거금보다 덜 증가한 것은 증거금 계산 방식 때문이다. 장내파생증거금은 과거 변동성 데이터를 바탕으로 적립률을 정한다. 그러다 보니 변동성에 영향을 받는 장외파생보다는 증감 차이가 크지 않은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금리가 출렁이면 출렁이는 만큼을 스트레스테스트를 통해 손실을 추산한다”며 “손실 추산액을 장외파생증거금으로 부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험 측정은 일단위로 하기 때문에 회원사들은 (거래소가) 요구한 증거금 규모 이상을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