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하라" vs "유지해야"...뜨거운 '연세로'

입력 2022-11-22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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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들 "신촌 상권 완전히 망해" vs 환경단체 "온실가스 감축 흐름에 역행"

지난 10월 신촌 연세로 주말 ‘차 없는 거리’ 종료
상권·교통 활성화에 상인 반색…환경단체·학생 반발
서울시 “의견 수렴 과정 거쳐 최종적으로 결정할 계획”

▲22일 서울 신촌 연세대앞에 차없는 거리 운영 종료 현수막이 게시되어 있는 모습. (김채빈 기자 chaebi@)
▲22일 서울 신촌 연세대앞에 차없는 거리 운영 종료 현수막이 게시되어 있는 모습. (김채빈 기자 chaebi@)

망해버린 신촌상권, 서울시는 책임져라. (연세로 상인)
연세로 차량 통행, 기후위기 대응 역행한다. (환경단체 관계자)

서울 신촌 연세로에 일반 차량 통행을 허용할지를 두고 서울시와 서대문구, 환경단체와 상인들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침체된 신촌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서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가 필수적이라는 의견과 해제 시 보행 친화적인 환경이 퇴색되고 연세로 일대에 교통량이 증가할 수 있다는 의견이 부딪히면서다. 앞으로 서울시는 의견 수렴 내용을 토대로 여러 요건을 고려해 최종 결정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연세로는 지난 2014년 서울에서 처음으로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조성됐다. 연세로는 지하철 2호선 신촌역부터 연세대 정문에 이르는 550m 구간으로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되면서 일반 차량의 통행을 제한하고, 보행자를 비롯해 버스, 16인승 이상 승합차·긴급차량·자전거만 다닐 수 있다.

앞서 서대문구는 지난 9월 서울시에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를 요청한 상황이다. 지난달에는 주말에만 운영되는 ‘차 없는 거리’가 8년 만에 운영을 종료했다.

▲연세로 도로 현황.  (자료제공=서울시)
▲연세로 도로 현황. (자료제공=서울시)

연세로의 대중교통전용지구 존폐 여부가 핫이슈로 부상하면서 전날 신촌 파랑고래에서 개최된 시민 토론회에는 이수범 서울시립대 교수, 김봉수 신촌동 주민자치회장, 최화영 서울환경연합 활동가 등을 비롯한 시민 약 100여 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신촌 일대 상인들은 상권 활성화와 접근성 개선 등의 이유로 대중전용교통지구의 해제를 주장해왔다. 실제로 지난 8월 서대문구는 신촌 일대에 차량통행을 허용해달라는 상인 1984명의 탄원서도 받은 바 있다.

김봉수 신촌동 주민자치회장은 “20년 전 신촌은 전국 3대 상권 중 하나였다”라며 “그런데 지금 대중교통전용지구가 없는 연남동, 연희동, 홍대입구에 비해서 신촌 상권은 완전히 망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중교통전용지구는 큰 성과를 가지고 오지 못했기에 변화를 추구해야 하는 시기다”라고 전했다.

서대문구는 최근 3년간 신촌역 일대와 비슷한 서울대입구, 건대입구, 교대역 등 유사상권을 비교한 결과 점포 수와 매출액 부분에서 신촌역이 가장 많이 줄어들었다는 분석을 내놨다. 김정현 서대문구 교통행정과장은 “차량 통행을 제한하는 신촌역이 차량 통행을 제한 또는 금지하지 않는 유사한 대학 상권보다 상권 하락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신촌역 일대 점포 수는 6.3% 감소해 유사 상권 중 점포감소율이 가장 높았다”고 말했다.

8년간 거리 내 문화공연·축제 꾸준히 열려…“온실가스 감축 줄여야”

▲지난 21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파랑고래에서 열린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의견수렴 시민토론회에서 전용지구 유지를 주장하는 환경단체와 상권회복을 요구하는 상인단체가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1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파랑고래에서 열린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의견수렴 시민토론회에서 전용지구 유지를 주장하는 환경단체와 상권회복을 요구하는 상인단체가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환경단체와 학생들은 대중교통전용지구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화영 서울환경연합 활동가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전방위적인 노력이 세계적으로 진행되는데, 차량 통행을 재개하는 것은 시대 흐름과 역행하는 것”이라며 “2018년 기준으로 서울시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20%가 수송 부문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민혁 연세대 비상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코로나로 침체됐던 상권이 요새 다시 살아나 보행자들이 많이 다니고 있고, 일부 카페는 줄을 서야 한다”며 “차 없는 거리가 해제된 상황에서 활발하게 진행돼야 할 문화 활동이 많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연세로에서 일반 차량이 다니게 되면 일대 교통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연세로 일반 차량 통행으로 인해 교통량은 상행방향(신촌로타리~연세대교차로)은 140%, 하행방향(연세대교차로~신촌로타리)은 213.8%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김지환 서울시 교통수요관리팀장은 “연세대 교차로의 좌회전 신호 길이가 짧아 상행 통행속도가 급격히 저하되는 점, 기존에 4차로였던 연세로가 현재 2차로로 축소돼 추월로가 없는 점은 정체를 발생시키는 요인이 된다”라며 ”연세로의 우회 도로로 썼던 신촌역로는 교통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앞으로 시는 의견 수렴 과정을 토대로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과 정책성을 고려해 향후 운영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장 결정과 관련한 시기를 말씀드릴 수는 없다”라며 “양측 입장을 잘 고려해서 어느 결정이라도 수긍을 할 수 있게끔 설득하는 과정도 거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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