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위기 극복할 필드 부서 임원 승진도 강세
여러 분야서 실력 발휘하는 융합 인재도 각광
올 연말 내년 초 단행될 대기업 임원 인사에서는 임원 수는 감소하는 한편, 여성과 미래 성장을 이끌 인재 선호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0일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는 2023년 임원 인사 특징이 담긴 키워드로 ‘F7’을 꼽았다.
유니코써치가 제시한 F7은 △임원 수 감소(Fall) △여성 임원(Female) △미래(Future) 성장을 위한 젊은 인재 △유연함(flexible) △현장 출신의 필드(Field) 임원 △오너가(Family) 임원 △융합(Fusion) 인재 등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내년 임원 인사는 한파가 불 수 있다. 작년에는 코로나19 상황에도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지면서 임원을 다수 등용했다. 하지만 내년도 경기 전망이 어두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업들이 경영을 보수적으로 펼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임원 숫자를 다소 줄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니코써치에 따르면 100대 기업 임원 수는 코로나19가 본격 발생하기 이전인 2019년 6923명이었다. 이후 6871명(2020년), 6664명(2021년)으로 감소하다 올해는 7100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올 연말 내년 초 사이 단행될 인사에서 100대 기업 임원 숫자는 다시 7000명 아래로 낮아질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특히 사업 실적 악화와 인건비 부담이 컸던 IT 업종에서 임원 수를 다소 줄이려는 경향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임원은 줄더라도 여성 임원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025년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공시 의무화가 시행되고 여성 임원 배출 기업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어서다.
국내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 숫자는 2004년 13명에서 2013년에 처음으로 100명을 넘어섰다. 지난 2018년에는 216명으로 처음으로 200명대를 돌파하며 꾸준히 증가하다 올해는 403명에 달했다.
유니코써치는 “내년에는 여성 임원이 45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LG그룹에서 두 명의 여성 CEO를 배출해 화제를 모았는데, 조만간 단행될 삼성과 SK 그룹 등에서도 사장급 이상 여성 승진자가 나올지도 초미의 관심사다”고 했다.
기업들이 신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면서 젊은 인재를 경영 전면에 배치하는 추세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100대 기업에서 활약하는 임원 중 1975년 이후 출생한 임원은 2020년까지만 해도 5%도 넘지 않았으나 올해는 10%를 돌파했다. 이 가운데 80년 이후 출생한 MZ세대 젊은 임원 숫자도 100명을 넘어섰다. 2023년 인사에서도 70년대 중후반의 젊은 임원들이 다수 중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 밖에도 수평적이고 유연한 인사제도 구축과 현장에 강한 필드 임원 다수 중용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유니코써치는 “임원 간 수직적인 관계를 수평적이고 단순화하려는 추세는 내년 임원 인사에서도 두드러지게 표출될 것으로 보여진다”며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마케팅 분야 등에서 실력을 발휘하는 필드 부서 임원 승진자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너가의 임원 승진 시계도 빨라질 전망이다. 최근 몇 년 사이 경영에 참여하는 젊은 오너 일가가 많아지고 있다. 내년 임원 인사에도 이 흐름은 지속될 분위기다.
또 2~3개 분야에서 두루 활약하는 융합 인재의 승진 여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유니코써치는 “융합형 인재의 가장 큰 메리트는 2~3개 분야에 능통하므로 차후에 CEO로 진출할 가능성도 한층 크다”며 “통상적으로 CEO 자리까지 오르려면 한 분야가 아닌 여러 분야에서 어느 정도 실력이 입증돼야 하므로, 융합형 인재들은 회사 내에서 핵심 인재로 성장할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