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앞으로 경제는 상당 기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내년은 올해보다 어려울 것 같다"며 "주요 기관들이 내년도 우리 경제성장률을 1% 중후반대로 전망하고 있는 정말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추경호 부총리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재한 제1차 국정과제점검회의에서 내년 경제 전망과 관련해 "최근 들어 세계적으로 주요 선진국을 비롯해 경기가 굉장히 빠르게 하강하고 있고, 역시 우리 경제도 예외가 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추 부총리는 "10월부터 우리 수출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고, 특히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이 높아 에너지 수입이 증대되면서 무역 수지가 7개월 연속으로 적자를 보이고 있다"며 "내년에도 세계교역량이 줄고, 우리의 주력 품목인 반도체도 아주 좋지 않을 것 같다. 내년 수출 여건은 굉장히 어려울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수출과 투자를 위한 정부의 고강도 정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물가와 관련해선 "지난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3%를 기록한 이후 다행스럽게 국제유가도 좀 떨어지고, 정책 효과 등으로 물가가 서서히 조금씩 내리고 있다"면서도 "아직 여전히 고물가 상황이고, 주요기관들은 내년 후반쯤 돼야 3% 내외 수준의 물가 안정세가 나타나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고용에 대해선 "팬데믹 이후 경제 재개 효과로 굉장히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며 "고용률도 가장 높고 실업률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양적인 측면에서는 굉장히 괜찮은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질적인 측면에서는 여전히 청년들이 일자리 때문에 어려운 모습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통계 기술상으로 지표는 좋지 않겠지만, 실제 고용상황은 지표만큼은 나쁘지 않을 전망"이라며 "그렇지만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하는 숙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추 부총리는 "지난 5년 동안 부동산이 너무 가파르게 올랐고, 최근에 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부동산 시장이 급랭·경착륙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많다"며 "부동산이 급등하니까 국민들의 가계 부채가 굉장히 늘어났고, 여기에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니 대출 갚기도 어렵다는 걱정이 굉장히 많다"고 전했다.
금융시장과 관련해서는 "급등했던 환율이 최근에는 1300원 안팎에서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회사채와 기업어음 발행 등으로 자금시장도 많이 얼어붙었는데 정부의 정책 등에 힘입어 최근에는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여러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에 정부는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추 부총리는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거시경제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수출을 촉진하고, 물가·고용·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위기 이후에 대한민국이 도약해야 한다"며 "도약을 위한 준비, 즉 신성장 전략을 추진하고, 연금·노동·교육 개혁과 인구·기후 위기 대응 등 미래를 위한 대비도 착실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크다'는 현장 패널의 질의에 대해선 "문제의식을 같이하고 있다"며 "해외발 고물가지만, 장바구니 물가, 민생 물가부터 안정시켜야 한다는 것이 윤석열 정부에서 제일 먼저 정책에 중점을 두고 해왔던 정책"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한동안 금배추라고 하던 배추도 지금은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고, 배춧값이 많이 안정되고 김장비용도 떨어졌다"며 "신선식품 가격, 장바구니 물가는 많이 안정되고 있지만, 아직 여러 곳에서 물가 상승 부담이 굉장히 큰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 모든 정책을 물가 안정에 최우선을 두고 추진할 것"이라며 "특히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