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주택 기준가격이 올라도 지난해 아파트는 중저가 위주로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종합 프롭테크 기업 직방은 지난해 가격대별 아파트 거래량을 조사해 발표했다. 이 기간 아파트 거래시장은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로 인해 수요가 감소하면서 역대 최저 거래량을 기록했다.
2021년 12월 양도세 비과세 고가주택 기준이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상향 조정된 이후 지난해에는 중도금 대출보증 기준 금액 역시 12억 원까지 상향 조정됐다. 올해부터는 종합부동산세, 주택임대소득세의 고가주택 기준도 12억 원으로 조정됐다.
전국 아파트 가격대별 거래비율을 보면 지난해에는 3억 원 이하 거래가 70% 안팎을 보이며 예년과 비교하면 저가거래가 높은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6억 원 이하 거래비율도 증가했다. 반면 6억 원을 넘어서는 거래는 2021년 4분기 이후 감소했다.
서울지역 아파트의 가격대별 거래비율 추이를 살펴보면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인해 12억 원 초과 고가거래가 2020년 2분기부터 꾸준히 늘다가 지난해 들어 다소 줄어드는 모습이다. 금리 인상, 경기침체 등으로 수요가 크게 위축되면서 6억 원 이하 가격대의 거래가 주로 이뤄졌다. 시장 전체적인 분위기가 위축됐던 만큼 양도세 비과세 기준이 높아졌다고 해서 9억 원 초과 12억 원 이하 매물거래가 늘어나는 등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서울에서 12억 원이 넘어서는 고가아파트 거래비율이 분기별 전체 거래의 50% 이상인 4개 구 모두 1분기에 12억 원 초과 고가거래 비율이 크게 줄었다가 2분기 반등했다.
용산구는 다른 가격대보다 12억 원 초과 고가아파트의 거래량 감소 폭이 커지며 3, 4분기 모두 고가아파트 거래비율이 줄었다. 서초구와 강남구는 전체적인 거래량이 줄었음에도 4분기에 9억 원 이하 아파트의 거래량이 크게 줄어들어 상대적으로 고가아파트 거래비율이 증가했다.
송파구는 3분기에는 모든 가격대가 직전분기와 비슷하게 거래됐으나 4분기에 12억 원 초과 고가거래가 헬리오시티(24건), 잠실엘스(19건), 리센츠(13건), 파크리오(11건), 잠실주공5단지(11건) 등에서 크게 늘며 고가아파트 거래비율이 증가했다.
2021년부터 주택가격의 변화에 따라 양도세, 대출, 종부세 등의 고가주택 기준이 시기적인 차이를 두고 조정됐다. 하지만 지난해 급격히 이뤄진 금리 인상과 함께 대외경제 여건의 불안 등으로 인해 아파트 매매시장이 침체기에 빠져들면서 고가주택에 대한 규제 완화 거래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2022년 후반부터 규제지역을 해제하거나 부동산시장의 연착륙을 위해 규제를 완화하는 등 정부의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대외적 환경에 대한 불안이 여전해 향후 금리 변화와 함께 시장을 되살리려는 정부의 대책에 수요자들이 어떻게 움직일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