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중단 기업 시총 총 6조 달러 달해
250여 개 종목 거래는 무효 처리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0분 개장한 지 15초가 지난 시점부터 수십 개의 종목의 거래가 중단됐다. 오전 9시 30분에 ‘개장 경매(Opening Auction)’가 이뤄지면서 개별 주식의 개장가를 결정하는데 해당 부분에 문제가 생기면서 개장가 형성에 혼란이 초래된 것이다.
신뢰할 수 있는 공식 개장가가 없다 보니 일부 주식은 개장과 함께 비정상적으로 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락했다. 영향을 받은 종목 중에는 3M, 버라이즌, AT&T, 웰스파고, 모건스탠리, 일라이릴리, 나이키, 맥도날드, 마스터카드, 우버 등이 포함됐다. 시스템 혼란으로 23일 97.13달러에 거래를 마감한 모건스탠리 주가가 이날 개장 직후 84.93달러까지 떨어졌다. 웰스파고 주가도 전날의 45.03달러에서 개장 직후 38.10달러로 추락했다. 월마트와 맥도날드도 거래가 정상 모드로 복귀할 때까지 12% 폭등했다가 하락했다.
가격의 급등락은 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으로 이어졌고, 이에 NYSE 측은 거래 중단 조치인 ‘LULD(Limit Up Limit Down)’를 단행했다. 이는 주가가 급등락할 경우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주식 거래를 자동 정지하는 것이다.
해당 조치에 모건스탠리와 엑손모빌, 맥도날드와 맥도날드 등 주요 종목 80여 개의 거래가 일시적으로 중단 거래가 중단됐다. 이들 종목의 시가총액만 따져보면 약 6조 달러(약 7396조 원)에 달한다.
거래가 정지된 종목들은 5~15분 뒤에 거래가 재개되기 시작해, 오전 9시 48분이 돼서야 모든 시스템이 정상 모드에 돌입했다. 거래소 측은 시스템 결함 원인을 언급하지 않았다.
거래 중단 시간은 18분에 불과했지만, 시장 참여자들이 겪은 혼란은 컸다. 한 트레이딩 업체 관계자는 “정말 엉망진창이었다”면서 “트레이딩 업무만 22년을 했지만, NYSE에서 개장 후 이렇게 엉망이 된 것은 본 적이 없다”고 한탄했다. 다른 트레이더는 “9시 30분 개장 직후에 처리했어야 하는 수만 달러 규모 주문 몇 개가 취소됐다”며 “그중 하나는 모건스탠리를 96.55달러 이하로 매입하는 것도 있었다”고 말했다.
NYSE 측은 웹사이트에 낸 성명에서 “이번 사태에 영향을 받은 일부 종목의 거래는 ‘명백한 오류’로 보인다”며 “거래소 규칙에 따라 250여 개 종목이 거래 무효 조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고로 영향을 받은 회사가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감독 당국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해당 사건을 인지하고 있으며 조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