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야 문제는 부채야”...경제학자들, 인플레이션 오해했다?

입력 2023-02-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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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통화정책 아닌 정부 부채가 동인"
부채 해결 없는 금리인상, 결국 재정만 악화 지적
“미래 정부 재정 흑자 기대 높이는 개혁 필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일(현지시간) 연준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준비한 노트를 바라보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일(현지시간) 연준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준비한 노트를 바라보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올리며 “아직 인플레이션에 승리했다고 말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역설한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고금리 기조는 해를 넘겨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 결과 물가 상승세는 둔화했지만,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바로 각국의 막대한 부채에 대한 이자 부담이다. 금리가 오르는 만큼 정부의 이자 부담도 커지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이러한 금리 인상 부작용은 인플레이션 발생 원인에 대한 분석 자체가 잘못된 것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미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정부 부채가 인플레이션의 핵심이라고 주장하는 새로운 이론이 나왔다고 소개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산하 싱크탱크인 후버연구소의 존 코크란 선임 연구원은 ‘물가 수준의 재정 이론’에서 “인플레이션의 진짜 원인은 통화 완화정책이 아닌 정부 부채”라고 주장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추이(맨위 그래프)와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및 실업률 추이. 단위%. 출처 블룸버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추이(맨위 그래프)와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및 실업률 추이. 단위%. 출처 블룸버그
이러한 이론을 뒷받침할 수 있는 예가 있다. 만약 내년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물가상승률이 정점에서 떨어져 4%대를 나타내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지금보다 크게 오름세가 둔화하긴 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중앙은행이 썩 내켜 하지 않은 수준임은 분명하다. 상당수 선진국이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 투입한 공적 자금과 연금과 같은 인구 고령화 관련 지출 증가로 부채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태여서 그만큼 이자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부채 이자를 감당하려면 세금을 더 거둬들여야 한다. 그러나 증세는 곧 정치적 리스크다. 정부가 정치적 리스크를 감수하는 대신 돈을 찍어내는 방식을 선택하게 된다면 늘어난 유동성에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게 되고 정부의 재정에 대한 신뢰도는 악화할 것이다.

코크란은 정부의 부채는 일반 기업의 자본처럼 가치가 매겨질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정부의 부채 실질 가치가 정부의 미래 재정 흑자와 비슷한 수준을 맞춰지는 과정에서 물가가 조정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즉 인플레이션 유발 요인은 통화정책이 아닌 정부 부채라는 것이다. 또한, 정부 부채와 재정 상태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기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부채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돈을 푸는 정부는 영원히 인플레이션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코크란은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1970년 중반 미국의 물가 상승률은 오일쇼크 등으로 12%를 넘어섰다. 물가 치솟자 당시 연준은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렸고, 인플레이션은 1977년 5%로 떨어졌다. 하지만 금리 인상을 통화 물가 안정 효과는 오래가지 못하고 1980년까지 다시 14%까지 치솟았다. 코크란은 당시 미국이 재정 적자 상태에서 부채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인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미래 정부 재정 흑자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재정·규제 개혁이 필요했지만 이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코크란이 주장하는 이론이 인플레이션을 정확히 설명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는 그의 주장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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