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CEO, 연봉 삭감·보너스도 포기
델·IBM·MS 등 빅테크 감원 이어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도 구조조정을 발표했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줌은 회사 블로그를 통해 약 1300명의 직원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체 직원의 15%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와 함께 에릭 위안 줌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급여를 98% 삭감하고 내년 보너스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022회계연도에 30만 달러(약 3억8000만 원)의 연봉에 1만3000달러가량의 인센티브를 받았다.
위안 CEO는 직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전 세계가 (코로나19) 이후 삶에 적응해 가면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함께 그것이 우리 고객에게 미치는 영향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임원진도 보너스를 포기하고 연봉도 20% 삭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날 감원 소식에 줌의 주가는 10% 가까이 급등했다. 다만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 1년간 40% 넘게 떨어졌다.
줌은 팬데믹 기간 화상 회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시절 빠르게 성장했다. 줌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2년 새 3배 가까이 규모가 커졌다. 실제로 2020년 약 2500명이었던 회사 직원 수는 2022년 1월 말 기준 약 6800명으로 불어났다.
하지만 각국의 이동제한이 풀리고 기업들이 속속 직원들의 사무실 업무 복귀를 지시하면서 최근 몇개분기동안 성장세가 크게 둔화했다.
위안 CEO는 "우리는 우리 팀을 철저히 분석하거나 우리의 (사업적) 우선순위를 위해 지속할 수 있게 성장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데 필요한 만큼의 시간을 들이지 않았다"면서 "나는 이러한 실수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줌은 오는 27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최근 빅테크에서는 감원 바람이 이어지고 있다. 델과 IBM,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 등이 비용 절감을 위해 감원에 나섰다. 빅테크 대부분은 팬데믹 수혜로 성장했다가, 이후 성장세가 크게 둔화했다는 공통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