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마일리지 개편과 관련해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약관의 공정성 검토에 나섰다고 밝혔다.
20일 한 위원장은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 후 효과에 관해 독과점 폐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실시간으로 감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
한 위원장은 "마일리지 개편안과 관련해 2021년 4월에 시행하는 것으로 했다가 다시 올해 4월로 연기한 상태"라며 "내부에선 4월 이전까지 약관의 공정성을 자세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최근 운항 거리에 따라 마일리지 비율을 조정하는 내용의 개편안을 내놓았지만, 장거리 노선의 마일리지 혜택이 줄어들자 소비자들로부터 불만이 쏟아져나왔다. 기존에 지역을 기준으로 마일리지를 공제했었는데, 운항 거리로 바꾼 것이다.
이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원희룡 국토부 장관 등이 대한항공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 위원장은 17일 SNS에 글을 올려 "장거리 항공 노선을 사실상 독점한 대한항공의 탐욕이 국민 분노를 폭발시켰다"며 "시장이 자율적으로 바로잡지 않으면 정부가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한 위원장 역시 정부와 국회의 비판이 거세지자 공정위의 감시가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업 결합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 내부적인 검토만 진행 중이라고 선을 그었다.
오 의원은 "기업 결합 신고는 독점력에 관한 판단을 통해서 한 건데 이후 효과와 관련해 독점이 강화된 부분까지 승인했다면 소비자 후생을 저해하는 부분은 계속해서 감시해야 한다"며 "노선당 구체적으로 독점의 비율 변화와 그에 따른 소비자 후생 변화에 관해 구체적으로 조사하고 추후에 보고해달라"고 지시했다.
연이은 비판에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개편 제도를 전면 검토할 방침이다. 이날 오전 대한항공은 "마일리지와 관련해 현재 제기된 고객 의견을 수렴해 전반적인 개선 대책을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