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감산에 2분기부터 수요 균형 예측
IT 제품 수요는 여전히 부진…회복 시기 관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일제히 감산에 동참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하반기부터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감산 효과가 나타나더라도 업턴(시장 상승 전환기)을 위해서는 실적 부진의 원인인 수요 회복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큰 규모의 감산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3분기 반등설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주 열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구체적인 감산 폭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조정 규모가 15~20%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감산 기간 역시 최소 6개월 이상 지속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의 D램과 낸드플래시는 미세 공정전환 속도 조절까지 고려할 때 각각 약 20%, 10~15% 공급 축소가 진행될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감산을 시행하고 있다. 업계 반등 시기를 고려해 추가 감산을 발표하지는 않았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콘퍼런스 콜에서 "여전히 메모리 시장환경은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 바닥을 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남대종, 차용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생산 조정 동참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올해 2분기부터 수급 균형 상태로 진입할 것"이라면서 "평균판매단가(ASP) 하락 폭도 기존 예상 대비 축소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재고 수준이 높은 탓에 D램 가격의 하락세는 유지되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4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월보다 19.89% 하락한 1.45달러로 집계됐다. 감산 효과가 본격화되는 2분기부터 하락 폭이 축소되면서 3분기에는 가격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3분기 반등설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반도체의 주 수요처인 정보기술(IT) 기기의 수요가 살아나는 것이 필수적이다. IT제품의 수요가 줄면 관련 제품 재고가 쌓이고, 기기에 들어가는 반도체 가격도 함께 하락하는 구조다. 그러나 하반기 반도체 글로벌 수요 회복 전망을 낙관적으로만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미국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이 11.2%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했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감산 효과로 메모리 시황의 최악은 이미 지났거나, 지나고 있는 중으로 보인다"며 "재고와 수요 우려는 여전하나, 메모리 업체들의 감산 공조 효과로 하반기 실적 개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