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바이오클러스터 성공 사례 보고 배워야” [바이오포럼2023]

입력 2023-05-2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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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 제약바이오협회 글로벌본부장

▲이현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글로벌본부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이투데이 K-제약바이오포럼 2023’에서 ‘해외 성공 사례로 본 바이오 클러스터 발전방안’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현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글로벌본부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이투데이 K-제약바이오포럼 2023’에서 ‘해외 성공 사례로 본 바이오 클러스터 발전방안’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제약바이오산업은 클러스터 형태로 존재해야 효과적입니다. 미국 보스턴·케임브리지, 스위스 바젤, 싱가포르 등 해외 바이오클러스터의 성공사례를 보고 배워야 국내 바이오클러스터도 발전할 수 있습니다.”

이현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글로벌본부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K-제약바이오포럼 2023’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스턴·케임브리지 클러스터는 1980년대 이후 매사추세츠 공대(MIT) 주변 켄달스퀘어를 중심으로 자생적으로 발전했다. MIT, 하버드, 보스턴대 등 명성 높은 대학, 병원 및 연구실이 존재하며, 활발한 투자와 주 정부의 아낌없는 지원으로 2016년부터 전 세계 최고의 바이오클러스터로 부상했다. LabCentral, CIC, Mass Bio, JLAB 등 31개의 창업 보육기관과 함께 대학, 빅파마 등도 스타트업 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불과 40년 전까지 버려진 도시였던 보스턴은 세계 최대 바이오클러스터로 발전했다”며 “플랑크톤이 없으면 고래가 생존할 수 없듯이 빅파마도 스타트업, 대학, 연구소 등이 존재해야 유지된다. 보스턴은 명문대학과 최고 수준의 연구소, 우수 아이디어를 테스트할 병원과 연구소 등이 많이 있다. 각 기관이 거미줄처럼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스위스 바젤은 글로벌제약사 노바티스, 로슈가 위치해 유럽 생명과학의 심장으로 불린다. 제약바이오기업만 700개 이상으로 최근 2년간 28억 달러(약 3조6862억 원) 규모의 펀딩이 이뤄졌다. 1000개 이사의 연구그룹 및 14개 이상의 연구소에서 R&D에만 210억 달러(약 27조6465억 원)를 투자했다. 산·학·연 다자간 R&D 협력을 도모할 수 있는 입주 플랫폼인 스위스 이노베이션 파크를 통해 창업 공간 및 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하고, 테크 파크 바젤(TECH PARK BASEL)에서는 초기 단계 생명과학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기초 분자 및 생물의학 기초 연구와 교육을 진행하는 ‘바이오젠트룸’ 등으로 제약바이오산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바젤에서 국내 제약사들을 위한 지원도 진행 중이다. 이 본부장은 “바젤투자청이 빅파마들의 협조로 운영하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바젤론치 프로그램’에 한국제약바이오협회도 가입했다. 회원사 5개가 참여하고 있으며 국내 제약사의 유럽시장 진출 거점 구축 및 신약 개발을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 등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 제약바이오시장에 대한 빠른 접근 및 다양한 네트워킹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대표적인 국가 주도 바이오클러스터다. 존슨앤드존슨(J&J), GSK, 암젠, 로슈 등 글로벌 빅파마 아시아 본부 및 생산시설을 유치했고, 혁신적 생태계 및 세계적 수준의 제조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기업친화적 비즈니스 환경 및 우수한 인재풀로 바이오클러스터 성공사례로 꼽힌다. 리콴유 총리의 아시아 바이오 허브 계획의 일환으로 2003년부터 5억 싱가포르 달러(약 4896억 원)를 투입해 바이오폴리스(BIOPOLIS)를 설립했고, 싱가포르 재정부가 지분 100%를 보유한 국부펀드(TEMASEK)가 바이오 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 본부장은 “정부의 컨트롤타워를 바탕으로 과감하면서도 일관성 있는 육성 정책을 추진하고, 기업에 대한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한 것이 싱가포르 제약바이오산업이 성공하게 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국내 바이오클러스터산업의 육성을 위해서도 정부의 일관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을 위한 컨트롤타워인 총리실 산하 ‘디지털·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의 신속한 가동이 필요하다”며 “또한 규제 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빅파마 유치, 오픈 이노베이션 활성화 등이 가능한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빅파마 생산시설, 연구시설을 한국에 유치한다면 인력양성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산·학·연·병 간의 네트워킹과 융합을 바탕으로 자생적 클러스터가 조성될 수 있도록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며 “싱가포르의 국부펀드, 호주의 MRFF(Medical Research Future Fund) 등을 참고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과감히 투자한다면 향후 5년 안에 한국을 제약·바이오 글로벌 6대 강국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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