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동기보다 93만장 감소
이용액도 작년4분기보다 3조원 줄어
올해 1분기 체크카드 발급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시장 내 핀테크 기업의 결제 규모가 증가하면서 실물카드 활용도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지갑없는 사회’가 가까워지면서 카드사들의 신규 고객 유입 전략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1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체크카드 총발급 수는 1억440만2000장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1억533만3000장)보다 약 93만 장 줄어든 수치다. 체크카드 발급량은 지난해 증가세를 지속하다 4분기 이후 주요 카드사들이 일부 체크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하며 감소세로 들어섰다.
이용금액도 1년 만에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1분기 42조9206억 원을 기록한 이후 4분기 50조1861억 원까지 증가했던 이용금액은 올해 1분기 직전 분기 대비 약 3조 원 감소한 47조833억 원에 그쳤다.
체크카드 인기가 떨어진 것은 간편결제 확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간편결제 시장 내 핀테크 기업의 결제규모는 지난해 4104억 원으로 2019년 1687억 원 대비 143% 급증했다.
핀테크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지난해 간편결제 시장에서 핀테크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56.2%보다 10.4%포인트(p) 늘어난 66.6%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카드사의 비중은 43.8%에서 33.4%로 낮아졌다.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들이 간편결제 시장을 야금야금 잠식하면서 체크카드 활용도가 그만큼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체크카드 고객이 카드사의 미래 고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신규 고객 유치가 그만큼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체크카드 사업은 수익성은 낮지만 향후 이 고객들이 신용카드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며 “체크카드 발급량이 지속해서 감소한다면 앞으로 고객 확보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체크카드의 주 이용 연령층이 MZ(밀레니얼+Z세대)세대라는 점도 카드사들의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청소년, 사회 초년생 등 저연령대의 MZ 세대는 중장년층에 비해 지출은 적지만, 소비 트렌드를 이끌 잠재 고객층이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체크카드 발급량 높이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애플페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 최근 체크카드 발급량이 늘었다”며 “체크카드 이용 경험을 토대로 신용카드를 추가로 발급해 사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간편결제 업체와 협업해 해당 플랫폼 채널을 통한 체크카드 발급 등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신한카드는 MZ 세대를 겨냥한 ‘캐릭터형’ 체크카드를 출시 중이다. 트렌디한 소비 성향을 가진 MZ 세대를 위해 인기 캐릭터를 플레이트에 반영해 체크카드 이용률을 높일 계획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체크카드는 MZ와 미래 고객 확보 차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