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는 것은 거론되는 지역 주민들이 행정, 교통,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는 반증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김포를 비롯해 광명, 과천, 하남, 고양 등의 지역은 사실상 서울과 하나의 생활권을 형성하면서도 주민들이 제기하는 불편 요소가 지난 20~30여년간 거의 해소되지 못했다. 김포만 해도 과밀학급 문제는 물론이고 김포골드라인의 살인적인 혼잡도에 대한 대책이 사실상 무용지물인 상황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거론되는 지역들도 비슷하다. 서울시로의 출퇴근 비중어 적게는 15%에서 많게는 20%를 넘는다. 전체 주민의 5분의 1 가량이 서울로 출퇴근하며 “인생의 20%를 출퇴근에 소비하고 있다”는 자조섞인 한탄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버스 노선 추가 정도의 대책 외에는 예산 등의 이유로 체감하기 어려운 대책들만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 등장한 메가 서울론은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메가서울론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제기된 총선용 전략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반응이 뜨거운 이유다.
이미 서울은 영토를 늘린 선례도 있다. 1963년 양주, 광주, 김포, 부천 일부지역을 편입해 면적을 2.3배 늘렸다. 이때 김포시 양동면은 서울 양천구에, 양서면은 강서구로 편입됐다. 그런 점에서 김포의 서울편입이 마냥 황당하다거나 억지라거나 불가능하다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과연 메가서울이 도움이 될 것인지는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난 2020년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지역소멸 대응 해법으로 ‘동남권 특별연합’ 일명 부울경 메가시티를 제시하고 2021년에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특별지자체 도입이 제도화하면서 합동추진단이 꾸려지는 등 급물살을 탔다. 이후 행정안전부가 부울경 특별연합 규약안을 승인하면서 부울경 특별연합은 지난해 4월 공식 출범했다.
하지만 특별연합 출범 2달 만에 열린 지방선거에서 부산, 울산, 경남 3개 시도는 부울경 메가시티를 내세운 민주당에 표를 주지 않았다. 이후에는 몇 달만에 부산시가 특별연합 규약 폐지를 의결하면서 부울경 메가시티는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막대한 행정비용과 변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해당 지역 주민들의 냉정한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김포의 서울 편입 또는 다른 지역들의 편입 역시 들여다 봐야할 것이 많다. 이미 1기 신도시는 도시정비사업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고 2기 신도시는 여전히 주택 공급이 진행중이고 도시 역시 조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3기 신도시의 건설 방향 역시 어떻게 수정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국가균형발전 전략 역시 재수립이 불가피하다. 단순히 몇 개 행정구역의 통합이 아니라 메가서울 이후 수도권 쏠림은 가속화되고 지방의 인구유출도 더 빨라질 수 있다.
지적하고 싶은 대목은 바로 이것이다. 선거도 좋고 통합도 좋고, 그 동안 해당 지역 주민들의 불편을 생각하면 마냥 정치 포퓰리즘으로 치부하기도 힘들다.
하지만 정작 필요한 정치권의 고민은 보이지 않는다. 말 몇마디로, 일개 선거의 불쏘시개로 써버리기에는 너무 큰 문제다. 이번 행정구역 개편은 이해 당사자가 천만 명을 넘어선다. 나라의 미래가 달린 중대 사안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이라도 여야는 표 유혹을 물리치고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 주민의 삶을 개선하는 결과를 도출해 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국민들은 얼마든지 메가서울을 찬성하고 지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