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 실리콘 대체재 부상
기존 불활성 실리콘 깎아 다이아몬드에 결합 방식
다이아몬드파운드리, 엔비디아 칩으로 실험 성공
인텔은 유리 기판 활용한 대체재 연구 나서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붐을 일으키면서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자 발열 억제의 필요성은 더 커졌다. 엔지니어들은 합성 다이아몬드부터 초순수 유리, 심지어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이름 모를 합성 물질에 이르기까지 여러 재료로 실험에 나섰다.
그 결과 다이아몬드가 가장 주목받는 실리콘 대체재로 부상했다. 다이아몬드는 인류에게 알려진 최고의 열 전도체다. 다만 다이아몬드는 아직 온전한 마이크로칩을 만드는 데는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일반 마이크로칩 내 불활성 실리콘 대부분을 깎은 다음 다이아몬드에 접합하는 방식이 차선책으로 떠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실리콘밸리에 연구소를 둔 다이아몬드파운드리 엔지니어들이 직경이 세계에서 가장 긴 합성 다이아몬드를 제조했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가로 4인치, 두께 3mm 미만의 다이아몬드 웨이퍼는 실리콘 마이크로칩과 결합해 칩에서 발생하는 열을 빠르게 없애고 성능을 향상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핵심 요인은 다이아몬드 합성 비용의 하락이라고 WSJ는 짚었다. 다이아몬드파운드리에 따르면 다이아몬드 웨이퍼 가격은 전자 장치에 자주 사용되는 탄화규소(SiC) 웨이퍼 가격과 비슷한 수준까지 내려온 상태다.
반도체뿐 아니라 초순수 유리가 활용되는 사례도 있다. 인텔은 반도체 크기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초순수 유리 기판을 마이크로칩에 장착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유리는 발열을 억제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는 않지만, 대형화한 마이크로칩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평을 받는다. 유리를 결합하면 반도체 사이에 여러 종류의 고밀도 배선을 설치할 수 있어 많은 전력을 사용하지 않고서도 반도체끼리 빠른 속도로 통신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인텔은 2020년대 하반기까지 유리 기판에 탑재된 마이크로칩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WSJ는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은 먼 미래에 이런 재료들이 마이크로칩의 실리콘을 완전히 대체할 날이 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언젠가는 컴퓨터 내부의 마이크로칩에 유리와 다이아몬드 웨이퍼 등이 샌드위치로 구성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