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주민등록발급 시스템 일부 먹통돼
23일 조달청 ‘나라장터’ 약 1시간 마비
‘지방행정전산서비스 개편TF’ 2차 회의 개최
이상민 “어떤 상황서도 안정적 서비스 제공”
정부 행정전산망이 일주일 사이에 4번째 먹통 사태를 빚었다. 정부는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국조폐공사가 운영하는 모바일 신분증 시스템에서 24일 오후 1시 57분께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다. 정부 모바일 신분증을 안내하는 웹사이트와 앱이 모두 불통됐다.
조폐공사는 “장애 원인은 운영 서버 자체 점검 중 환경 설정 오류로 인한 서버 다운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조폐공사는 즉시 스토리지 환경 설정을 복구하고 서버를 재기동하는 등 서비스 정상화 조치를 실시했다. 이날 오후 2시 49분 모바일 신분증 앱 일부를 정상화한 데 이어 오후 3시 20분 모바일 신분증 홈페이지 및 앱 기능 일부를 정상화했다.
모바일 신분증 신규 발급 서비스는 6시간 40분 만인 이날 오후 8시 40분께야 전면 복구됐다.
모바일 신분증은 개인 스마트폰에 저장해 보통의 플라스틱 신분증처럼 사용할 수 있는 신분증이다. 지난해 7월 자동차운전면허증을 시작으로 처음 도입됐다.
이용을 희망하는 사람은 안전운전통합민원 홈페이지나 운전면허시험장, 경찰서를 방문해 IC운전면허증을 신청해 발급받은 뒤 모바일 신분증 앱으로 인증을 받아 사용하면 된다. 운전면허증 외에 국가보훈등록증도 모바일로 발급받을 수 있다. 정부는 추후 주민등록증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17일 행정전산망 ‘새올 시스템’이 멈춰 서게 된 이유는 트래픽을 분배해 특정 서버에 부하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장비인 ‘L4 스위치’에서 장애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새올의 인증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고, 그 결과 공무원이 새올에 접속하지 못해 민원 현장의 각종 증명서 발급이 중단됐다.
22일에는 서울을 비롯한 일부 주민센터에서 주민등록발급 시스템이 장애를 보이며 주민등록 등본 등 발급이 일시 지연됐다. 행안부는 약 20분 만에 장애가 해소됐다고 밝혔지만, 민원 서비스를 둘러싼 불안감은 가시지 않았다.
23일에는 조달청 국가 종합전자조달 시스템 ‘나라장터’가 1시간가량 마비됐다 복구됐다. 입찰이 몰리는 오전에 다량 접속이 있었고, 해외 특정 IP(Internet Protocol‧인터넷에서 해당 컴퓨터의 주소)에서도 집중적으로 접속하면서 일시적인 과부하가 생긴 데 따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이날 ‘지방행정 전산서비스 개편 TF’ 제2차 회의를 주재했다. 이번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장애 원인 분석 진행상황을 살펴보고, 재발 방지 종합대책 수립 방향을 논의했다.
종합대책에는 정부 핵심 시스템 중단 시 신속한 조치를 위한 범정부적 컨트롤타워 체계의 정비, 정보시스템 이중화‧백업 체계 등 안정성 강화를 위한 투자계획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시행령’도 개정해 국가전산망 마비를 재난 및 사고의 유형에 명시하고, 재난 예방부터 복구까지 일련의 과정을 매뉴얼로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현재까지 지방자치단체 콜센터 및 민원실, 국민신문고, 국민권익위원회 콜센터로부터 접수된 국민 불편 접수 사항과 조치계획 등도 논의됐다. 확인된 신고 사항은 전문가 자문과 관계 법령 검토 등을 거쳐 처리 기준을 마련하고 신속히 처리할 예정이다.
이 장관은 “지방행정 전산서비스 개편 TF에서 정부 시스템 전반의 안정성 제고를 위한 심층적인 단기‧중장기 대책을 수립할 것”이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께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2차 TF 회의에는 공동팀장인 고기동 행안부 차관과 송상효 숭실대 교수, 행안부‧국가정보자원관리원‧LG‧네이버‧을지대 관계자 등 민‧관 전문가가 참여했다.
박일경 기자 ek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