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상승한 4분기 거래소 대부분 제로 수수료 정책 시행
수수료 매출 주 수익원인 거래소…4분기 매출도 ‘제로’ 예상
비트코인 가격 상승과 더불어 국내 가상자산 시장 거래량도 늘어났지만, 거래소의 실적 개선은 미지수다. 거래량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시기 대부분의 거래소가 거래 수수료 무료를 실시해 매출 발생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2일 가상자산 통계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5800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같은 날 비트코인은 2097만 원 수준인 것을 고려했을 때 가격이 3배 수준으로 뛰어오른 셈이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과 함께 가상자산 거래소 거래량도 전반적으로 늘어났다.
같은 날 다른 가상자산 통계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동안의 원화 거래소 일일 평균 거래량은 업비트 2조1456억 원, 빗썸 2939억 원, 코인원 639억 원, 코빗과 고팍스가 46억 원 수준이었다.
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어난 시점은 4분기 들어서다.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기대감이 상승함에 따라 가격 상승과 더불어 거래량도 증가했다. 4분기 원화 거래소 일일 평균 거래량은 △업비트(3조3838억 원) △빗썸(9677억 원) △코인원(603억 원) △코빗(79억 원) △고팍스(68억 원)이다. 일일 평균 거래량이 1~3분기 대비 크게는 3배까지 늘어난 거래소도 있다.
다만, 증가한 거래량과 달리 대부분 거래소에 매출 상승효과는 묘연하다. 가상자산 거래소 특성상 대부분의 매출이 거래 수수료에서 발생하지만, 거래량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4분기 동안 대부분의 거래소가 수수료 무료 정책을 시행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한 빗썸을 필두로 코빗과 고팍스가 잇따라 참여했다.
개별 거래소가 전체적으로 거래량이 상승했다는 점은 줄곧 80~90% 정도의 국내 가상자산 거래 점유율을 유지해왔던 업비트 매출에도 다소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빗썸은 국내 원화 거래소 중 일일 평균 거래 점유율이 50%에 육박하면서 업비트 거래량을 일정 부분 가져왔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올라온 끌어올리면서 줄곧 80~90% 정도의 거래 점유율을 유지해왔던 업비트의 매출에도 다소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달 초까지는 업비트가 점유율 80% 수준을 방어해왔기 때문에 2023년 실적에는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을 전망이다. 향후 빗썸이 지금 수준의 거래량을 유지한다면 업비트 매출에 변화가 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
업비트 빗썸 양강 구도외에도 코인원 코빗 간 거래량 경쟁도 불붙었다. 코인원은 장시간 3%대의 국내 가상자산 거래 점유율을 보유하며 3위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코빗 거래량이 한때 코인원을 앞서기도 했다.
일부 거래소가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로 거래량 증가라는 효과를 봤지만, 이에 대한 부작용으로 실제 매출에는 큰 변화가 없거나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 수수료가 매출원인 거래소 특성상 언제까지 수수료 무료 정책을 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지금도 거래량은 늘어났지만 거래소 대부분이 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늘어난 거래량으로 향후 수익화를 해야하는데 지금처럼 단편적인 거래소 비즈니스 모델상 어려운 점이 많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