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기대 후퇴·주식 시장 이탈 등으로 관망성 자금 수요 늘어난 영향
연준 금리 인하 시기 2분기·하반기 등 전망 엇갈려
금리와 주식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증시 대기성 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변동성에 따른 리스크를 지기보다는 관망성 투자 수요가 커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7일 기준 MMF 설정액은 204조1647억 원으로 올 연초 169조8309억 원 대비 34조3338억 원 늘었다.
투자 주체별로 개인은 15조8786억 원으로 연초 대비 6492억 원 늘었다. 법인은 180조1079억 원으로 25조5063억 원 급증했다.
MMF는 기업어음(CP), 양도예금증서(CD), 만기 1년 미만 국고채 등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환매가 자유로워 단기 투자 용도로 활용되는 등 증시 대기성 자금으로 여겨진다.
MMF로의 자금 쏠림은 지난해 연말부터 올 연초까지 커졌던 금리 인하 기대 심리가 후퇴하면서 시장 금리가 오르는 등 채권시장 불확실성이 커졌고, 주식시장에서도 개인·기관의 이탈 심리가 커지면서 관망성 자금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은 기준금리 인하가 시급하지 않고,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한 후 “3월 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한다는 확신에 도달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는 없으며, 아직 인플레이션이 더 진정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여름 중에 금리 인하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후퇴하면서 이달 초 연 3.863%까지 하락했던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4.1%대로 다시 올라섰다. 1월 금리 오름세에 채권 거래량이 늘어나기도 했으나 연준 인사 발언 등에 따른 금리 변동성을 대비하는 자금 수요도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식 시장에서도 투자자 자금 이탈이 두드러진다. 기관과 기타법인, 개인은 연초 이후 이달 8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각각 6조5430억 원, 8130억 원, 2931억 원 순매도했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는 1.32%, 코스닥 지수는 4.61% 하락했다.
한편,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전망은 갈리는 형국이다. 2분기 중 금리 인하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존재하는 한편, 하반기에 이뤄질 것이며, 시장금리는 2분기 중 저점을 찍을 것이라는 예상도 존재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연준 의장을 포함해 연은 총재들이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신중한 발언으로 5월 금리 인하 확률도 줄어들고 있으나 2분기 금리 인하 가능성은 유효하다”며 “물가 둔화, 디스인플레이션 기조, 과잉긴축 리스크와 미국 대선 등이 연준의 2분기 금리 인하를 지지하며, 유로존과 캐나다는 경기침체에 직면하고 있으므로 2분기 금리 인하에 나설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권기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국면에서 7월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다만, 미국의 경제 구조 변동·이른 시장의 금리 인하 전망치 반영 등으로 미국 금리는 2분기 즈음 저점을 기록하고 재차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