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본격화된 지난해 4분기부터 내수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악화되는 가운데 업종별 1위 기업의 위상은 더 공고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일 삼성경제연구소는 '불황기 내수기업의 실적에 담긴 7대 특징'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소비자들이 단순 저가제품 보다 신뢰를 우선하는 소비행태를 보여 업종별 1등 기업과 PB상품의 선전이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이른바 '불황기' 기업실적의 양극화가 심화된 것으로 '강한 자만이 살아 남는다'는 정글의 법칙이 불황기일수록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했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사이에 업종별 1등 기업의 매출액 비중 변화를 보면 통신업종 1위인 SK텔레콤의 경우 지난해 4분기 27.3에서 28.7로 상승했고, 유통업종 1위인 롯데쇼핑도 19.2에서 21.6으로 올랐다.
연구소측은 "불황기 기업실적으로 통해 경영환경이 어려울수록 기업에 대한 신뢰감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불황기에는 가격이 저렴한 대형마트가 인기일 것'이라는 통념과는 달리 근린소매점이 고성장을 보여줬다. 올 1분기 대형마트 3사의 매출 성장세는 둔화된 반면 슈퍼마켓과 편의점 매출 증가세는 뚜렸했다는 것이다.
근린소매점 약진의 이면에는 '씀씀이가 커지기 쉬운 대형마트 쇼핑'을 꺼려하는 소비자 심리가 존재한 것으로 연구소는 봤다. 즉 근린소매점은 소량구매가 가능하고 충동구매를 피할 수 있는데다 자주 방문할 수 있어 신선식품을 주로 찾는 소비자에 인기가 있다는 것이다.
업종별 실적에서도 명암이 갈렸다. 연구소는 음식료, 레저 오락, 사업지원서비스 등의 업종은 불황에도 선전한 반면, 미디어, IT서비스 및 섬유의복 업종은 경기침체로 큰 폭의 실적 악화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구소는 업종의 특성에 따른 기업의 맞춤형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수익모델, 핵심고객 및 고객가치, 경기에 대한 기업실적의 민감도를 원점에서 분석하고 '고객'에 제공하는 가치를 토대로 한 업의 특성 이해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 글로벌 시장 진출의 적극적인 모색도 주문했다. 연구소는 국내 소비수요의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고, 내수시장의 성장도 한계에 다다른 만큼 신시장 진출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