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의 넘치는 유동 자금이 단기상품에만 여전히 머무는 양상이 지속되면서 단기자금 증가율이 6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자금이 단기 금융상품에만 몰리는 현상에 따른 결과로 풀이됐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09년 4월중 통화 및 유동성 지표 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M1(협의통화, 평잔 기준)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7.4% 늘어나 지난 2002년 9월(18%) 이후 최대 증가율을 나타냈다.
참고로 M1은 일반인이 갖는 현금통화나 은행의 요구불예금 및 수시입출식 예금 등으로 구성된 협의통화를 의미한다.
전년 동기 M1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정점을 지나던 작년 연말 5%선에 머무는 모습이었으나 올해 1월 8.3%, 2월 9.8%, 3월 14.3%를 기록하며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김화용 한은 금융통계팀 과장은 "시중 자금의 단기운용 선호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일부 기관의 단기 여유자금이 유입됨에 따라 지난 3월에 이어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M1에 2년 미만의 정기예ㆍ적금, 시장형 상품, 금융채, MMF 등이 포함된 M2(광의통화, 평잔 기준) 증가율은 갈수록 둔화되는 추세다.
4월 M2 증가율은 전년동월 대비 10.6%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3월의 11.1%에 비해 오름 폭이 둔화됐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5월중 금융시장 동향'에서 지난 5월 M2 증가율은 9% 후반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에 한은 관계자는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에 따른 국외부문에서의 통화 공급에도 불구하고 은행대출 등 민간 신용 증가세가 둔화된 영향으로 M2 증가율은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관측했다.
아울러 금융기관유동성(Lf, 평잔) 증가율은 M2 증가세 둔화 등으로 3월 8.4%에 비해 낮아진 7.7%를 기록했다. 광의유동성(L, 말잔) 증가율도 3월 10.6%를 기록한 것과 비교했을 때 9.3%로 증가 폭이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