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녹십자, 동화약품, 대웅제약, LG생명과학, 녹십자, 유한양행, 한미약품 등이 cGMP수준의 공장을 구축했거나 이를 위한 생산시설 마련에 한창이다.
GMP(제조 및 품질관리기준)란 제조공장의 구조설비를 비롯해 원료 구입에서부터 품질관리 보증, 포장, 출하에 이르기까지 생산공정 전반에 걸친 기본 규정이다. 우리나라의 가이드라인은 KGMP, 유럽은 EU-GMP라고 하는데 이중 미국의 cGMP(Current Good Manufacturing Practice)가 가장 까다로운 편이다.
즉 미국에 의약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직접 실사를 받고 cGMP 인증을 받아야 한다. 특히 FDA인증은 미국수출가능여부를 떠나 약물의 안정성과 유효성을 세계적으로 검증받는다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기에 제약회사의 수출단계에 있어 기본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여기에 보건복지가족부도 보건의료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cGMP 적용범위를 지난해 신약 및 전문의약품에서 시작해 올해 일반의약품, 오는 2010년까지는 원료의약품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즉 정부가 직접 나서 제품 경쟁력이 미흡한 기업에 대해 옥석을 가리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cGMP구축에 들어가는 비용이 보통 1000억원 이상라는 점을 감안할 때 대다수의 중소제약사들에게 cGMP구축은 멀고먼 꿈인 것이 현실이다.
이같은 이유로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상위사들을 중심으로 cGMP구축에 대한 노력이 한창 진행중이다.
녹십자는 지난 8일 충북 오창과학산업단지내 11300억원을 들여 아시아 최대 생산규모(2만6045㎡부지, 건축 연면적 3만6353㎡)의 혈액분획제제 및 첨단 유전자재조합제제 생산시설을완비한 미국 FDA와 유럽 EMEA 기준에 적합한 국제규격의 cGMP공장을 완공하고 준공식을 가졌다.
회사측은 이처럼 생산라인이 선진생산관리 시스템으로 한층 업그레이드 됨에 따라 여기서 생산된 첨단 바이오의약품이 미국 등 선진국을 포함한 세계시장에 본격적인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화약품은 지난달 20일 충북 충주시 제2산업단지내에 단일 제약공장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총면적 8만2500m², 연건평 5만2800m²)의 cGMP수준의 공장을 준공하고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국내 최초의 제약회사인 동화가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전 제형 cGMP 기준을 충족시키는 최첨단 제약 공장을 준공한 것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지난 1992년 준공된 cGMP수준의 향남공장을 완공한 데 이어 1994년에는 대웅제약의 계열사인 대웅화학에서 아목시실린 생산라인이 국내 최초로 원료의약품 FDA인증을 받았다.
부광약품과 일동제약, 신풍제약(항생제 라인)도 올해 안에 cGMP수준의 신공장 완공을 목표로 공사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이 밖에 동아제약(2012년부터 순차적 건립), 보령제약(2011년 예정), LG생명과학(2010년3월 예정) CJ제일제당(2010년 예정), 안국약품(2010년9월 예정) 등이 대규모의 cGMP공장 건립을 진행하고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향후 수출시장에서 cGMP생산시설의 확보여부가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이 될 것이다”면서 “특히 매출뿐 아니라 품질을 검증받기 위해서라도 유럽이나 미국시장을 개척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EU-GMP나 CGMP 기준에 맞추지 않는다면 수출자체가 어려운 상황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자본력이 약한 중하위 제약사는 cGMP 기준의 설비를 구비하기 어려운 만큼 상위사와의 제품경쟁력은 더 벌어질 수 밖에 없고, 차별화된 제품과 영업 전략을 내놓지 않는 한 중하위권 제약사의 몰락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