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선의의 피해자 없도록 노력”
오세훈 서울시장이 존폐기로에 선 TBS(교통방송)와 관련해 “지난해 연말 TBS가 민영화를 결정하고 투자자를 찾을 업체로 삼정KPMG를 선정했다”며 “TBS의 움직임과 궤를 맞춰서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22일 서울시의회 제323회 임시회 시정 질문에서 “선의의 피해자가 한 명이라도 줄어들기 바라는 마음”이라며 “(시 차원에서)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간 전체 예산의 70% 이상을 서울시 출연금에 의존하는 TBS는 지난해 서울시의회가 서울시의 TBS 지원 근거를 담은 조례안을 폐지하기로 하면서 존폐 갈림길에 서 있다. TBS는 다음 달 31일을 기점으로 서울시의 지원금이 끊기고, 시 출연기관 지위도 해제된다.
현재 TBS는 민영화를 꾀하기 위해 새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다. 이달 1일 TBS는 삼정KPMG와 'TBS 투자자 발굴 용역' 계약을 맺으며 △TBS 투자 유치 환경 검토 △TBS 투자 유치를 위한 투자처 발굴 등의 과업을 수행하기로 계획했다.
오 시장은 TBS와 관련해 시의회와는 입장이 다르다며 민영화 절차를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거듭 밝혔다. 오 시장은 “저는 TBS 지원 조례는 폐지한다거나 TBS를 폐국한다거나 하는 생각을 해본 적도 지시한 적도 없다”며 “TBS의 자구책 발표 이후 민영화 절차에 착수하는 모습을 보면서 최소한 이 같은 작업은 도와주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라디오 주파수가 없는 방송사들에 (TBS 인수를) 고려해보면 어떻냐고 말씀드렸고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며 “인수 이후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에 대해 물어오는 언론사들이 꽤 있다”고 전했다.
오 시장은 “TBS가 시간을 좀 더 확보하고 완전히 폐지되는 것을 유예해서 인수를 원하는 언론사와 협상하는 시간적 여유를 가지는 것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의회에도 다시 한번 서울시의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TBS는 외부 재원 마련을 위한 투자자 발굴을 통해 민영화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날 TBS 노조는 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TBS가 폐국된다면 문민정부 이후 정치권력에 의해 공영방송이 문을 닫는 최초의 사례”라며 “특정 프로그램의 편향성에 대한 단죄로 폐국까지 이른 비운의 방송사가 되지 않게 해달라”며 지원 연장을 요청했다.
한편 이날 오 시장은 자치경찰제와 관련한 질의에 대해서는 폐지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오 시장은 “현재처럼 조직·인사·지휘권도 없는 상태에서 자치경찰제를 운영한다고 표방하는 것은 매우 위선적”이라며 “국가경찰과 지방경찰을 완전히 분리하든지 아니면 원상태로 복귀해서 무늬만 자치경찰제도를 하는 것을 아예 폐지하든지 둘 중 하나를 양단간에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