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고등학생 5.2%가 양극성장애가 의심된다는 결과보고가 나왔다.
대한우울ㆍ조울병학회(이사장 박원명)는 전국 고등학생 1, 2학년 2000명을 대상으로 선별 검사를 실시한 결과 대상자의 5.2%인 104명에서 양극성장애가 의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7일 발표했다.
국립나주병원 윤보현 과장을 연구책임자로 한 이번 조사는 국내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초의 양극성장애 유병률 조사로, 전체 인구를 포함한 일반적인 경우에 양극성장애 유병률이 1~2.5%인 것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다.
양극성장애는 과하게 기분이 들뜨는 ‘조증’과 가라앉는 ‘우울증’의 감정 상태가 불규칙적으로 반복되는 질환으로, 일반인에게는 흔히 ‘조울병’으로 알려져 있다
양극성장애는 확진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는 데다 양극성장애의 우울 시기에 나타나는 증상이 흔히 알려진 우울증과 거의 흡사해 우울증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일반적 우울증과 달리 양극성장애는 감정 기복이 심해 일반 우울증보다 자살 위험이 더 높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우울증 환자 자살률이 5-10%인 데 반해, 양극성장애 환자의 자살율은 15%에 이른다.
따라서 양극성장애 환자가 우울증으로 진단 받아 항우울제 등으로 치료를 받게 될 경우, 급성 조증 등 질환이 악화될 우려가 있어 발병 초기부터 정확한 진단을 통해 적절한 약물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대한우울조울병학회 박원명 이사장(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은 “양극성장애는 주로 10대 후반에 발병하나 정확한 진단까지 대부분 10년 정도가 걸리고 치료시기를 놓치면 만성으로 갈 수 있다"며 "조기에 진단적 평가를 통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또 “청소년기 양극성장애 치료의 핵심은 주위의 관심으로 부모들은 청소년기 자녀의 기분 상태 및 감정 변화를 잘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감정의 변화가 심하다고 느껴지면 정신과 전문의 상담과 치료를 권유하는 것이 좋고 이때는 부모도 같이 상담을 받는 것이 효과적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