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재정 지출 확대와 감세에 따른 재정 건전성 회복을 위해 비과세 감면 제도의 대폭 축소와 금융기관의 이자소득 원천징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다만 조세 저항 등 논란을 낳을 수도 있는 부가가치세 인상과 농업 면세유 폐지는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재정부가 이날 긴급 자료를 내놓고 윤영선 세제실장까지 긴급 브리핑을 통해 세제개편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
재정부는 우선 비과세와 감면제도 정비에 대해서는 다각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
각종 비과세와 감면제도 정비와 관련해서는 경기회복에 미치는 영향, 서민·취약계층에 대한 배려, 재정건전성 확보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축소대상과 축소시기 등을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는 것.
또한 금융기관의 이자소득 원천징수 내년 1월1일부터 재도입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재정부는 현재 금융기관을 제외한 일반법인, 자영업자, 개인 등에 대해서는 이자소득 지급당시에 14% 원천징수 제도를 운영 중이며 지난해 초과세수 등을 고려해 폐지한 금융기관 원천징수제도를 부활하더라도 기업의 세부담은 증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음해 법인세 신고시 모든 법인소득을 일반세율로 계산한 세액에서 원천징수세액을 공제해 과세하게 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재정부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농어업 면세유 우선 폐지와 부가가치세율 인상에 대해서는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못박았다.
한편, 재정부의 이러한 긴급한 입장 표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가 재정 건전성 악화에 따라 대대적인 손질을 가하고 있음을 시인하고 또한 그 범위가 어디까지 확대될지에 대한 논란 확산을 막기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종합부동산세 등 부자 감세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특히 농업용 면세유 등에 대한 세 감면 축소는 이해 당사자들의 강력 반발을 불러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서다.
아울러 정부가 세제를 손질하려는 배경은 정부는 감세 정책을 써 오면서 경기 활성화와 이에 따른 민간부문의 세수 증대로 이어져 상쇄될 것으로 예상해 왔지만 현실은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감세정책에 따른 감세 규모는 올해 7조1000억 원에서 내년에는 10조 7000억 원, 2011년에는 12조5000억 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가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올 상반기에 재정의 60% 이상을 집중 투입함에 따라 하반기에는 추가로 재정을 투입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에 본예산 156조1000억원, 추가경정예산 4조7000억원 등 모두 160조8000억원을 집행하게 된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집행예정 금액이 본예산 101조6000억원, 추경예산 10조4000억원 등 111조9000억원으로 줄어듬에 따라 세제 개편을 통한 실탄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