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와 편의점에 밀려 고전하던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되살아나고 있다. 다양한 먹거리를 전면에 배치, 1~2인 가구를 겨냥한 소포장 제품 확대하는 동시에 빠른 배송 서비스로 소비자를 공략한 것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31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자사의 SSM 홈플레스 익스프레스 목동점이 16일 ‘지역 맞춤형’ 점포로 탈바꿈해 새로 문을 열었다. 대형마트 홈플러스에서 성공을 거둔 ‘메가푸드마켓’의 성공 공식을 익스프레스에 적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재단장한 이 점포는 늘어나는 신선·간편 먹거리 수요와 조금씩 자주 사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매장을 구성했다. 먼저 간편 델리와 친환경 채소 등 품목은 전보다 최대 10배 늘렸다. 치킨·초밥 등 인기 델리를 매장 전면에 배치하고, 냉장·냉동 간편식을 52% 이상 확대한 ‘다이닝 스트리트’ 등 특화존을 마련했다. 또 1~2인 가구가 많은 점을 고려해 소포장 품목도 중심으로 진열대를 채웠다.
이런 전략으로 작년 11월 리뉴얼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학동역점은 리뉴얼 후 첫 한 달간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23% 이상 증가했다. 홈플러스는 연내 익스프레스 핵심 점포 10여 곳을 ‘지역 맞춤형 특화매장’으로 재단장할 방침이다.
홈플러스 익스플러스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SSM의 실적이 개선되는 추세다. 산업통상자원부의 3월 유통업게 매출 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SM의 매출 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다. SSM의 매출이 증가한 것은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더프레시도 올해 1분기 매출 3809억 원, 영업이익은 99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6%, 130.4% 늘어난 수치다. GS더프레시 역시 소량 다빈도 구매 트렌드에 맞춰 1~2인 가구를 겨냥한 상품 비중을 높였다.
이들 업체가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빠른 배송 서비스(퀵커머스)도 한몫하고 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즉시배송’ 전체 매출은 3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다. 즉시배송을 이용하면 점포 반경 2~2.5km 이내 거주하는 고객이 밤 10시 이전에 주문 시 1시간 내외로 배송받을 수 있다. GS더프레시의 작년 퀵커머스 매출도 전년 대비 49.2% 성장했다.
롯데슈퍼는 마트와 통합 소싱 시너지를 내며 올해 1분기 매출액 3287억 원, 영업이익 12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0.9%, 42.2% 증가했다. 롯데슈퍼는 작년 30%가량 저렴한 가격에 소량으로 판매하는 신선식품 ‘끝장상품’을 도입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1년간 끝장상품을 운영한 점포의 매출 증가율은 전 점 매출 증가율의 평균과 비교해 2배가량 높았다. 채소와 축산 상품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약 10% 상승했다. 롯데슈퍼는 현재 40여 곳에서 운영 중인 끝장 상품 적용 점포를 순차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보다 접근성이 좋고 더욱 다양하고 간편한 식품을 구할 수 있고 1~2인 가구 맞춤형 상품을 확대한 결과 소비자들의 반응을 끌어냈다”면서 “소비자와 상권 특성을 반영한 상품 구성으로 꾸준한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