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스권은 시장이 만든 것, 외국인 매매포지션에 더욱 집중
최근 한 달 넘게 지루한 하락횡보를 이어갔던 국내 증시와는 다르게, 상대적인 견고함을 과시했던 미국증시의 조정이 예사롭지 않다.
큰 틀에서의 커플링을 논하자면, 미국증시의 강세흐름에 동참하지 못했던 국내증시가 가져야 할 부담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 주, 금요일을 제외하고는 주중 내내 선현물 동시 매도 포지션을 취했던 외국인의 매매포지션을 생각해 본다면, 미국증시와 키 높이만을 고집할 시기는 아닌 듯 보인다.
그동안 대내외적인 여러 가지 호재와 악재를 모두 감내하며 매수로 일관하던 외국인의 매매포지션이 최근 미국증시의 조정분위기 확산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외국인들의 변심(變心)은 바로 수급공백으로 이어지면서, 지난 주 주간단위 코스피 하락률은 -3.1%대를 기록했다.
즉, 기관의 매수여력이 부재한 상태에서의 외국인 매도는 앞으로도 증시의 강한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 프로그램 외적인 기관의 매도가 확연히 줄어들고 있어, 그동안 거침없는 매도로 일관했던 기관투자가들의 매수복귀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물론 단기적인 관점에서, 반기결산을 앞둔 투신권이 수익률관리를 위해 6월말까지 국내증시에 유동성을 보강(윈도우드레싱)할 가능성은 충분히 공감한다.
하지만 투신권(자산운용사)의 원천적 매수여력인 주식형펀드로의 자금유입이 개선되지 않는 한, 지금처럼 펀드환매 압력이 지속되는 한, 중장기적인 시각에서의 기관매도는 여전히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종합하자면, 필자가 누차 언급했던 부분이지만 이번 유동성랠리의 주인인 외국인의 매매형태의 변화가 나타난 이상, 지수의 추가상승에 대한 신뢰감도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흔히 들리는 시황이야기인 박스권 상단 돌파 or 박스권 하단지지 등 지수 맞추기를 하자는 것이 아니고, 박스권 하단에서 매수하여 상단에 매도하는 박스권 매매를 하자는 것도 아니다.
즉, 물량은 크지 않았지만 지난주 4일 연속된 외국인의 선현물 매도포지션과 이로 인한 국내 증시의 하방압력 등을 감안할 때. 기관의 단기적인 매수전환보다는, 외국인의 추세적인 매매포지션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외국인의 포지션에 따라 박스권 상단돌파도, 박스권 하향이탈도 생각보다 쉽게 나타날 수 있음을 꼭 유념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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